中, 엔비디아 '반독점법 위반' 조사 착수…주가 2.55%↓

美 '對중 반도체 수출 규제' 발표 며칠만에 나와

"이미 중국 판매는 제한된 상황…단기적 영향 적을 것"

중국 정부가 미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대한 반(反)독점법 위반 조사에 착수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이날 엔비디아가 자국 반독점법을 위반한 혐의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발표에서 구체적인 위반 사항을 명시하진 않았으나 엔비디아가 이스라엘 칩 설계업체인 멜라녹스 테크놀로지스를 인수할 당시 중국 규제 당국이 승인한 조건을 준수하지 않은 것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발표는 미국이 140개 중국 기업에 대한 반도체 수출 제한을 조치한 지 며칠 만에 나온 것으로 이에 따른 보복 조치로 보여진다. 지난주 중국은 갈륨, 안티몬, 게르마늄 등 핵심 광물 수출도 금지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이날 약 2.55%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미·중 갈등에 휘말린 여러 기업 중 하나로, 미국의 수출 통제로 인해 중국에 첨단 AI 반도체를 판매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미국의 수출 규제를 준수하는 중국 전용 모델을 새롭게 개발했다.

엔비디아는 한때 중국 AI 반도체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경쟁사들의 성장으로 점유율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중국은 엔비디아 전체 매출의 17%를 차지했는데, 이는 2년 전 26%에서 크게 줄어든 수치다.

다만 미국의 수출 규제로 이미 중국 내 첨단 AI 반도체 판매가 제한된 상황에서 이번 조사가 기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TECHnalysis Research의 밥 오도넬 수석 분석가는 이 같은 이유를 들어 "단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상했다.

한편, 중국은 2013년 퀄컴을 대상으로 반독점 조사를 진행, 9억7500만달러(약 1조3960억원)의 벌금을 부과한 전례가 있다. 이는 당시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벌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