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한국경제발전학회, ‘공동 심포지엄’…기후위기 대응 논의

박기영 “기후리스크, 물가에 유의한 상방압력으로 작용”

이동진 “탄소 다배출 산업 중심 탄소감축 따른 생산비용 크게 증가”

최이슬 “韓 기후테크 혁신실적 글로벌 상위권, 질적 성과는 미흡”

채희율 “중앙은행, 기후변화 영향 통화정책 수립·운영에 적극 반영 필요”

한국은행과 한국경제발전학회는 12일 '기후변화의 경제적 영향 및 대응, 그리고 중앙은행의 역할'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기후변화가 거시경제, 주력산업 등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진단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책 방향 및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학술세션에서는 극한기후 증가의 거시경제적 영향, 탄소중립 추진에 따른 산업별 감축비용 및 영향, 기후테크(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변화 적응 기술)의 현황과 과제 등에 대해 논의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했다.

개회식에서는 한국경제발전학회 한상범 회장의 개회사,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한화진 공동위원장의 축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장용성 위원의 환영사가 있을 예정이며 이후 세션별 발표 및 토론, 그리고 패널토론이 진행된다.

발표 1에서 박기영 연세대학교 교수는 '기후리스크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발표했다.

박 교수는 2000년대 이후 폭염, 한파, 가뭄, 폭우 등 극한기후의 빈도와 강도를 수치화한 극한기후지수(Extreme Climate Index)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기후리스크가 물가와 산업생산 등 거시경제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기후리스크는 물가에 유의한 상방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기후리스크가 산업생산에 미친 영향은 뚜렷하지 않았다.

박 교수는 "앞으로 극한기후 현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후리스크의 물가 영향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폭염이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 산업별로 기후변화의 영향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 등을 반영해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발표 2에선 이동진 상명대학교 교수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산업별 감축저감비용 추정 및 영향 분석'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탄소세 부과 등이 추진될 경우 1차금속, 석탄·석유, 화학제품 등 탄소 다배출 산업을 중심으로 탄소감축에 따른 생산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이러한 감축비용 증가는 생산자물가 상승률을 연평균 0.4∼1.0%p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교수는 "탄소중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직간접 비용의 산업별 차이를 고려해 맞춤형 지원과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동시에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속화하여 감축비용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표 3에서 최이슬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탄소중립 경제로의 길: 우리나라 기후테크의 현황과 과제'를 발표했다.

최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기후테크 혁신실적은 글로벌 상위권이지만 특정 기업과 기술에 편중되고 질적 성과가 미흡한 한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 기후테크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R&D 지원 강화, 탄소가격의 실효성 제고, 벤처캐피탈 투자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최 부연구위원은 "기후테크의 '선두 개척자(first mover)'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기후테크 R&D 지원 강화, 탄소가격제의 실효성 제고, 혁신자금 공급여건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 정책을 40%씩 확대할 수 있다면 혁신의 양과 질을 모두 반영한 기후테크 혁신성과가 최상위국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발표 4에선 채희율 경기대학교 교수가 '기후변화와 중앙은행의 역할'을 발표했다.

채 교수는 중앙은행은 기후변화가 물가와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통화정책의 수립과 운영에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수단의 도입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 교수는 "경제적 합리성, 법률적 적합성, 중앙은행의 일반적 역할 및 법률상 한국은행의 책무를 고려하면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한국은행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를 위해 녹색금융중개지원대출 프로그램 도입, 적격담보 확대 운용, 담보증권의 담보인정가액 조정, 기후대응채권 매입 등 정책수단의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