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사법위원회 野 의원들 "입법·사법·행정까지, 모두 장악하려 했던가"
"간악한 계획 이뤄졌으면, 조선시대 왕정보다 더 후퇴한 나라 됐을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김동현 부장판사가 계엄군 체포 대상 명단에 포함됐던 것이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윤석열의 내란은 입법부를 유린한 것은 물론 사법부마저 유린하려 했던 것"이라고 맹비판했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 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임 대법원장과 전임 대법관 및 중앙선관위원장은 물론 현직 부장판사마저 체포하려 했다는 사건은 그 자체로 법치국가의 기본 원칙을 무너뜨리는 중대 사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입법·사법·행정까지 모두 장악하려 했던 윤석열의 간악한 계획이 이뤄졌다면 조선시대 왕정보다 더 후퇴한 나라가 됐을 것"이라며 "윤석열이 한시도 그 자리에 있으면 안 되는 이유가 더욱 명확해졌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입법부는 물론 사법부마저 유린한 윤석열은 탄핵안 가결 전이라도 당장 그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 마땅하며, 스스로 내려오지 않는다면 끌어내리는 방법밖에는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말했다.
특히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고 유린하려 했던 이에 관련된 모든 책임자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법적 처벌을 촉구했다.
아울러 "사법권에 대한 침해는 곧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법 앞에 모든 국민이 평등하다는 원칙이 훼손될 때, 우리의 민주주의도 함께 위태로워질 것"이라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모든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조지호 경찰청장은 최근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조사과정에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정치인 등 15명에 대한 위치추적을 요청받았는데, 그 가운데 김동현이라는 이름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호 경찰청장의 변호인은 이날 서울 서초구 법률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조 청장 측에 따르면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조 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정치인 등 15명에 대한 실시간 위치 추적을 요구했다.
조 청장이 생소한 이름이어서 '누구냐'고 묻자 여 사령관은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무죄를 선고한 판사라는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의 대장동·백현동·위례·성남FC 재판도 맡고 있는 김동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재판장으로 지난달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에 1심 무죄를 선고했다.
이와 관련 대법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실이라면 사법권에 대한 직접적이고 중대한 침해"라며 "법치국가에서 절대 발생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신속한 사실 규명과 법적 책임이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실이었다면 특정 사건의 재판 결과를 수긍할 수 없다는 이유로 재판 독립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며 "그 지시만으로 법치주의와 헌법상 권력분립의 원리를 중대하게 훼손하는 행태로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