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20년 구형...법원 15년 중형 "피해 은행 신뢰 악영향…사회 해악도 커"
피해 입은 우리은행에 105억2000만원 배상 할 것 명령
◆…［출처=창원지방법원 홈페이지 캡처］
고객 명의로 허위 대출 관련 서류를 조작해 대출을 신청한 뒤 대출금 178억원 가량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리은행 30대 직원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성환)는 지난 1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우리은행 전 직원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피해를 입은 우리은행에 105억2000만원을 배상할 것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 5월까지 총 35회에 걸쳐 개인과 기업체 등 고객 17명 명의로 허위 대출 서류를 작성해 대출을 신청한 뒤 대출금을 지인 계좌로 빼돌리는 방법으로 약 177억7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한 지난해 7월부터 9월 사이에는 개인 대출고객 2명에게 연락해 '남아있는 대출절차를 위해 이미 입금된 대출금을 잠시 인출해야한다'고 속여 2억2000만원을 지인 계좌로 송금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았다.
검찰 조사 결과 A씨의 수법은 이미 대출받은 고객 명의를 도용해 대출 신청 서류를 위조한 뒤 본점 담당자에게 보내고 마치 고객의 정상적인 대출 신청인 것처럼 속이는 방식이었다.
그는 이렇게 빼돌린 돈 대부분을 가상화폐에 투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계좌를 추적한 결과, A씨는 범죄 수익을 가상자산 구입 등에 약 150억원, 대출채무 돌려막기식 상환에 약 27억원, 그 외에 전세보증금 지급과 생활비 등 개인 용도로 약 3억원 등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지난 10월 15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피해액 중 105억원은 아직 회수되지 않았고 기소 전 몰수 보전으로 확보된 44억원을 제외하더라도 사실상 회복 불가한 피해액은 60억원이 넘는다"며 징역 20년 구형과 벌금 1억원과 추징금 105억4146만원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당시 A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인 우리은행에도 관리감독 부실의 책임이 있었고 A씨가 70억원 상당을 변제한 후 자수한 점 등을 참작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을 믿고 대출 업무를 맡긴 피해자들의 신뢰를 배신했고 피해 은행과 종사자들에 대한 시장 신뢰에도 커다란 악영향을 미쳤다"며 "범행 수익 상당을 가상화폐에 투자했으며 성실히 살아가는 시민의 근로 의욕을 저해하는 등 사회에 끼치는 해악도 크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