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 "'계엄 노코멘트' 트럼프, 韓 국정공백 전략적으로 이용할 수도"

"외교 공백 길어질수록 韓 국제적 신뢰도 타격"

"한덕수 권한대행 혼란스러운 정국 수습 중요"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한국의 국정공백을 전략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때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김 의원은 20일 오후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철저하게 비즈니스 거래적 관점을 갖고 있는 트럼프는 섣불리 자기네 발톱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우리와 양상은 조금 다르지만 2021년 1월 6일 트럼프가 지지자들을 선동해 의사당을 난입하게 한 사건이 있었다. 트럼프는 (대선 후보 시절) 급진 좌파의 소요가 있을 경우 필요하다면 군대도 동원시키고 싶다는 얘기까지 했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정권을 비판하면 자기가 찔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외교 공백이 길어질수록 한국의 국제적 신뢰도는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외교는 지금 완전한 공백 상태에 있다"며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공통적인 질문이 있다. 'Who is the Boss'를 묻는다. 실질적인 국가 수반의 역할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하지만 아직까지 대통령직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금 누구하고 얘기해야지 외교가 유효한가에 대해서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측이 불가능해 중요한 외교적 아젠다를 논의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면서 "공백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한국은 중요한 외교에서 자꾸 소외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국제사회의 반응에 대해선 "그동안 한국이 민주주의의 모범적인 모델 국가로 인식되어 왔는데 이번 사건으로 데미지를 입었다"며 "한국에 대한 평가가 안정성과 확실성에서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으로 전환됐다"고 짚었다.

김 의원은 끝으로 "우리는 미국한테 최선을 다해야 미국이 우리한테 반응한다는 기본적인 프레임에 갇혀 있다. 그러나 미국이 한국으로부터 얻어가는 이익들이 많기 때문에 미국도 안정적인 관계를 바랄 것"이라면서 "한국의 안정성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선 한덕수 권한대행이 혼란스러운 정국을 수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