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받은 적 없어 다른 조종사들도 몰라"
"비행훈련·교육생 몰려 관제사 바쁜 공항"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인근의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이 전날 제주항공 여객기와의 충돌 여파로 파손돼 있다. 2024.12.30 사진=연합뉴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7년간 무안공항을 이용했다는 비행교관이자 조종사 A씨는 "수년간 이착륙하면서 상공에서 눈으로만 둔덕을 확인했다. 당연히 흙더미인 줄 알았지, 콘크리트 재질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밝혔다. 이어 "높이 2m에 두께 4m 콘크리트 덩어리라는 것이 공항 차트 등에 적혀있지도 않았고, 안내를 따로 받은 적도 없다 보니 다른 조종사들 역시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조종사들은 이번 제주항공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조류 충돌'과 관련해서도 ATIS(항공 기술 정보시스템) 기상정보 시스템 등을 통해 새 떼에 항상 신경을 써야 했다고 강조했다.
A씨는 "항상 주파수를 통해 기상 상황을 확인하는데 무안공항은 최근 매일 조류 활동 안내가 나왔고, 관제사도 활주로에 새들이 있으면 연락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체감상 1년에 한 번 정도는 날개 부위 등에 조류 충돌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작은 새는 소형비행기를 알아서 피해 가는데 독수리나 매 등 큰 새는 겁을 내지 않아 조종사들이 알아서 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고 항공기의 경우 기체가 크다 보니 조류 충돌에 대처하기 훨씬 힘들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비행훈련·교육생들까지 몰려 무인공항 관제사들이 생각보다 바빴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국공항공사는 경운대, 극동대, 한국교통대, 중원대, 초당대 등 8개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안공항 시설을 제공해 기초 비행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한 민간 조종사는 "중원대, 교통대, 초당대, 경운대, 청주대 등 각 대학 항공학과 등에서 무안공항을 비행 교육장으로 사용한다"며 "교육생들이나 조종사들이 국적기 기장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덜 숙련돼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 관제사들은 더 바빴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사고기가 지난달 29일 오전 8시57분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충돌 경고를 받은 지 2분 만에 '메이데이'를 선언한 후 복행을 시도했다. 이어 동체착륙을 시도하면서 방위각시설 설치 콘크리트 둔덕에 부딪혀 폭발해 이 사고로 승객 179명이 숨지고 승무원 2명이 다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