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LA서 대형 산불 4건 동시발생…2명 사망, 화재 진압률 0%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로스앤젤레스(LA)에서 7일(현지시간) 대형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불길이 번지면서 4건의 화재가 동시에 발생했다고 CNN이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경 LA 해안 지역인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에서 산불로 1만1800 에이커 이상이 불에 타고 최소 1000개 이상의 구조물이 파괴됐다고 앤서니 마론 LA 소방서장은 밝혔다.

캘리포니아 산림 및 소방국은 팰리세이즈 화재는 현재 진압률이 0%라며 산불의 규모는 전날보다 더 커졌다고 전했다. CNN은 이 지역에서 강풍이 몰아치면서 소방 당국의 화재 진압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캘리포니아주 이튼과 허스트, 우들리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캘리포니아 소방 당국은 전날 밤 팰리세이즈 동쪽 이튼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로 최소 2명이 숨지고 피해 면적은 약 1만600에이커에 이른다고 밝혔다. 750명 이상의 소방관이 화재에 대응하고 있으나 화재 진압을 전혀 하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이날 아침 우들리에서도 산불이 나면서 30에이커를 태웠고, 허스트에서는 500에이커가 불에 탔다고 소방당국은 덧붙였다.

대형 산불이 인근 지역으로 번지면서 로스앤젤레스, 칼라바사스, 말리부, 퍼시픽 팰리세이즈, 토팡가 캐니언 등에 거주하는 약 3만7000명의 주민들이 대피령을 받았다.

CNN은 자체 인구 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날 오전 11시 기준(동부표준시) LA에서 약 15만5000명이 강제 대피 명령을 받았다며 이는 당국이 전날 오전에 예상한 것의 두 배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전력공급 추적 웹사이트(PowerOutage.us)에 따르면 40만개 이상의 가정과 사업체에서 전기가 끊겼다. 대부분의 정전은 벤투라와 LA 카운티에서 발생했으며 시민들은 전기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전력을 일부러 차단하기도 했다.

마론 소방서장은 "LA 카운티에는 대형 화재 4건을 진압할 수 있는 소방관이 충분하지 않다"며 "한두 건의 대형 산불에는 대비했지만 강풍이 지속되고 습도가 낮은 것을 감안할 때 4건을 진압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소방당국은 불길을 진압하기 위해 소방 인력이 교대로 동원되고 있다면서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LA 산타모니카 소방서를 방문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함께 상황을 보고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화재 진압을 위한 추가 인력을 비롯해 모든 지원을 신속히 제공하라고 지시했다. 뉴섬 주지사는 이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