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즉각적인 관세 부과 않겠다"…유화적 입장에 전 세계 안도
"美, 제조업 국가로 부흥" 정책 의지 재확인
LS證 "조선, 기계(전력기기) 등 기대감…자동차, 철강, IT하드웨어 등 회복"
SK證 "美 경기 호조에 글로벌 전반 낙수효과 기대…韓수출 상저하고 개선세 예상"
김광석 교수 "美 금리인하 가능성 상승…韓 인하 여력 생겼다"
"韓 플랜트, 건설사, 엔지니어링사 사업 기회 늘어날 것"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1월 20일 월요일 취임식에서 워싱턴 DC에 있는 미국 국회의사당 해방 홀에서 군인들을 사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트럼프가 돌아왔다. 20일(현지시각) 취임식에서 그는 "미국의 쇠퇴는 끝났다"라고 단언하며 불법 이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고 흔들리는 미국을 구하기 위해 신이 선택한 구세주로 자신을 묘사했다.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영토 확장, 이민 억제, 화석 연료 생산 촉진, 환경 규제 철폐 등 의제를 시행하는 첫 단계로 일련의 광범위한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또한 미국의 산업 재건에 노력하면서 무역 관세로 '막대한 금액'을 징수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당선 직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MAGA)라는 미국 우선주의적인 경제정책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했고 결과적으로 강(强)달러 현상이 전 세계를 휩쓸었다. 더욱이 한국은 비상계엄 등 일련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돌파하기도 하는 등 금융,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어떤 관세를 부과할지에 대해 온갖 추축이 난무하면서 지난 몇 주 동안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의 금융, 외환시장은 요동쳤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적인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관세 부과에 시간을 더 할애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 주식시장은 안도감에 급등했고 다른 주요 통화도 달러대비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구체적인 관세 계획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나 관세, 세금 및 기타 수입을 징수하는 새로운 기관인 외국세청(External Revenue Service, ERS)을 창설하겠다는 의도를 거듭 밝혔다.
트럼프는 ERS가 미국 산업에 대한 보호장벽을 구축하기 위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하며 외국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짓도록 압박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미국을 다시 '제조업 국가'로 부흥시키겠다는 정책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월 20일 미국 워싱턴의 Capital One 내부에서 열린 그의 두 번째 대통령 임기 취임 집회에서 미국 부통령 JD Vance가 지켜보는 가운데 서명된 행정 명령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로이터
시장에서는 셍각보다 유화된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정책 발표에 관세발(發) 인플레이션 우려가 정점에서 하락할 것으로 분석하면서 미국채 금리 급등세가 마무리 국면에 진입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한 이로 인해 한국의 금리인하 여력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미국 내 석유 생산량 확대를 목표로 하는 'Drill, Baby, Drill' 정책이 국제유가의 상단을 제어할 것을 내다봤다. 동시에 러시아산 공급 불확실성 속 중국, 인도 등의 중동산 원유 수요 확대, 단기 유가 강세 등은 OPEC+ 감산의 연장 가능성을 낮추고 향후 석유 시장의 공급 과잉상태가 다시 부각되면서 국제유가는 1분기를 고점으로 점진적인 하향 안정세를 예상했다.
LS증권 황산해 연구원은 "트럼프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등장한 것은 아니기에 기존 트럼프 트레이드 기대감이 유지되었던 영역인 조선, 기계(전력기기) 등에 대한 모멘텀이 유지될 수 있다"라며 "수출 우려가 일부 완화된 자동차, 철강, IT하드웨어 등 영역의 회복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K증권 류진이 연구원은 "2025년 글로벌 경기의 상저하고 전망을 유지한다. 상반기는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경기 회복세로 이어지기 전까지 미국의 나홀로 독주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빠르면 2분기부터 금리인하로 제조업 경기 회복되며 미국 경기 호조가 글로벌 전반으로 확산되는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2025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관세전쟁 등으로 수출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여전히 글로벌 경기 상저하고 흐름의 경기전망이 유효하다"면서 "특히 한국 수출을 둘러싼 우려에도 올해 한국의 수출액 또한 상저하고의 개선세를 전망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달러 환율은 1월 이후 하락세를 나타날 것으로 판단하며 미국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에 가까워지며 4분기에는 반등할 것"이라며 "단 트럼프 불확실성과 위안화 약세가 원·달러 환율의 하락 폭을 제한할 것이다. 연평균 1415원을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한양대학교 겸임교수)는 "트럼프는 취임식에서 6개 행정명령을 발표했는데 그 첫 번째가 인플레이션을 떨어뜨리겠다는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을 종식시키고 생활비를 인하하겠다는, 즉 물가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정책 행보를 집중하겠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는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더 높이는 것이다. 금리인하 시기가 앞당겨지면 달러인덱스 하락으로 미 국채금리가 내리고 그에 따라 강달러 현상이 어느 정도 완화될 것"이라며 "강달러,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로 인해 한국은 금리를 못 내렸는데 이로인해 우리도 금리인하를 할만한 환경에 놓이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 실장은 "관세에 대해 다소 유화적이었지만 미국을 최우선 자리에 두겠다라는 정책방향 하에서 상대적으로 점진적인 관세인상을 단행하기 전에 불공정무역 행위를 조사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라며 "미국에 대해 흑자를 내고 있는 주요 무역흑자국들의 기업이나 섹터들은 그런 부분에 있어 긴장감이 조금은 고조될 수 있을 것이며 향후 미국으로 공장을 옮기라는 추가적 압력 등도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다만 개발에 대한 규제완화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한 부분은 원자재 가격을 떨어뜨리고 인플레이션을 막겠다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플랜트, 건설사, 엔지니어링사들에게는 관련 사업의 수주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라며 "외교 혹은 산업통상적으로 협의를 잘한다면 미국의 신규 플랜트, 건설사업에 참여할 사업기회가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