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 경제, 상업의 중심지 중 하나인 스위스 최대 도시 취리히로 외국 기업들이 본부를 이전하거나 사업을 확장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 최대 식료품 회사인 크래프트 푸스(Kraft Foods)가 런던과 빈에 위치한 유럽 본부를 취리히 인근 옵피콘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세계적 웹 서치 엔진인 구글은 취리히 휘를리만 공단내 대규모 부지로 이전하기로 결정하는 등 취리히내 소프트 웨어 개발센터를 급속하게 확장하고 있다.
외국 기업의 재배치를 지원하는 '범(汎) 취리히 지역'이라는 이름의 비영리 회사에 따르면, 크래프트는 최고 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건물을 임차했으며, 현재 취리히 개발센터에서 200명 가량을 고용하고 있는 구글은 1천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고 스위스 언론은 29일 전했다.
이 비영리 회사는 취리히 뿐아니라, 샤프하우젠, 슈비츠, 글라루스, 그라우뷘덴, 졸로투른, 아르가우 등의 칸톤들을 그 지원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 회사의 CEO 빌리 마이어는 "그런 사례들은 우리가 취리히에 매우 좋은 기반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해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취리히의 좋은 기반 여건의 사례로 원활한 교통 및 수송망, 강력한 금융, 고급 인력을 끌어 들이는 삶의 질, 스위스 연방 공과대학 및 취리히 대학이 제공하는 연구 시설들을 들었다.
유럽연합(EU)이 최근 스위스 연방정부를 상대로 '불공정 경쟁'이라면서 정식 항의한 것과 같이, 취리히 등 스위스 칸톤(州)들의 낮은 법인세가 외국 기업들을 유인하는 유일한 요소는 아니라는 것이다.
마이어는 "세금은 분명히 중요한 요소이지만, 한 회사가 재배치라는 전략적 결정을 할 때 전반적인 영업 여건과 관해 비즈니스 측면에서 장소를 평가한다"며 "취리히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면 세금이 낮다고 해서 이 곳에 머물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전반적인 여건이 더 중요한 요소"라고 말하고 "그러나 회사가 세금을 아낄 수 있다면 그 아낀 돈을 그 회사의 비즈니스에 다시 투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작년초부터 스위스 26개 칸톤 간에는 법인세 낮추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일례로 옵발덴 칸톤의 경우 스위스 칸톤 중 최저인 6.6%로 법인세를 낮춰 지난 해 11개월 동안 376개의 기업을 새로 유치했다.
범(汎) 취리히 지역 칸톤들에서는 2005년에 104개의 외국 기업을 새로 유치해 1천8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2006년에는 정확한 데이터는 확보되지 않았지만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그는 추정했다.
나라별 법인세율을 보면 ▲일본 40.7% ▲미국 40% ▲독일 38.3% ▲스위스 21.3% ▲아일랜드 12.5% ▲키프러스 10% 등이며, 취리히 칸톤의 법인세율은 21.3%라고 스위스 언론은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