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여객기 사고 '바이든 다양성 정책 탓'…"채용 기준 낮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밤(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여객기-군용 헬기 충돌·추락 사고에 대해 바이든 정부의 다양성 정책을 비난했다.

CNN,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슬프게도 생존자는 없다"며 "정말 안 좋은 일이 일어났고,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가진 뒤 유가족을 향해 "우리 마음도 여러분과 같이 산산조각이 났다"며 "아직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번 사고에 대해 강력한 의견과 아이디어가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헬기 조종사들이 야간 투시경을 착용했는지 의문이라며 "조종사에게 문제가 있었다. 헬기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나쁜 각도로 날고 있었다. 매우 빠르게 헬기를 멈출 수 있었는데 조종사가 진로를 변경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레이건 공항 관제사에 대해 "두 항공기가 동일한 고도에 있었다"면서 "왜 헬기가 고도를 높이거나 낮추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별다른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사고 원인이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DEI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항공 시스템과 관련한 업무에 종사하는 인력은 가장 높은 기준으로 채용돼야 한다"며 "나는 2017년 첫 취임 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기껏해야 아주 평범한 수준에서 매우 뛰어난 수준으로 그 기준을 높였다"고 했다.

그러나 "내가 퇴임한 후 바이든이 취임했을 때 다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렸다"며 "그들의 정책은 끔찍했고 정치는 더욱 심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방 항공청(FAA)이 'DEI 정책'을 기준으로 인력을 채용한 것을 비판하는 기사를 읽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전 행정부는 심각한 지적·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을 고용하는 데 특별히 중점을 두고 있다"며 "항공 교통 관제사는 가장 높은 지성과 적성, 심리적 우월성을 가진 사람만이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주 바이든의 'DEI 정책'을 폐지하고 항공 인력을 최고 수준으로 복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충돌 사고와 DEI 정책의 연관성을 묻는 기자의 후속 질문에 "상식이 있으니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또한 FAA에 22년간 근무해온 크리스토퍼 로슈로를 FAA 청장 대행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9일 오후 8시53분께 아메리칸항공 산하 PSA 항공의 여객기와 미국 육군의 블랙호크(시코르스키 H-60) 헬기가 충돌해 포토맥강에 추락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승무원을 포함한 여객기 탑승자 64명과 헬기에 탄 군인 3명 등 67명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