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검사 결과 곧 나온다...'매운맛' 밝힌 이복현 '입’에 관심 집중

금감원, 2월4일 정기검사 중간 브리핑...우리금융, 부당대출·내부통제 부실 이슈

이복현, 중간 브리핑 작접 참석 예정...앞서 '제대로 된 매운맛' 강조

우리금융, 다양한 내부통제시스템 가동...'임원 친인척 개인(신용)정보 등록제도' 등

윤리경영실도 신설...실장에 외부 법률전문가 영입 등 실효성 강화

동양·ABL생명 인수 자회사 편입...우리금융 '종합금융그룹' 도약의 디딤돌 역할

금융감독원이 내달 4일 우리금융지주 정기검사 결과를 1차 중간브리핑 형식으로 발표한다. 특히 이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져 그가 내놓을 메시지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이 원장은 '매운맛'을 예고한 바 있다.

3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 은행검사1국은 오는 2월 4일 우리금융지주 및 우리은행 검사와 관련해 중간 브리핑을 진행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종 검사는 1분기 이후 완료되지만, 세간의 관심이 높은 만큼 중간 브리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당초 결과 발표는 지난 연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12.3 비상계엄 사태에 이어 올 1월 국정조사, 그리고 정부 업무보고 등으로 밀렸던 일정이 두 차례 연기되면서 이제야 진행되는 것이다.

금감원은 이날 우리금융 뿐만 아니라 KB·농협금융지주와 각 은행의 주요 검사 결과에 대한 브리핑도 하지만, 핵심이슈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불법대출 사건과 관련한 판단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브리핑엔 박충현 은행담당 부원장보가 브리핑을 진행하지만, 이복현 원장이 직접 참석해 모두발언을 할 것으로 예정되어 있어 금융권은 이 원장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달 11일 우리금융 검사 발표 연기에 대해 "위법 행위의 엄중함에 대한 인식을 경미하게 가져가겠다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매운맛'으로 시장과 국민께 알리려면 지금보다 1월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의 특정 임원진 임기에 대해서는 언급한 적은 없다"면서도 "다만 우리금융의 파벌주의, 여신·자산운용상에서 드러난 문제가 현 (임종룡)회장과 전임 (조병규)행장 체제에서 고쳐졌다고 보지 않는다"며 "우리금융 지배구조 문제나 내부통제 부실 이슈를 개인이 아닌 그룹 전체의 문제로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선임을 둘러싼 다양한 지배구조 문제는 건전성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무관용 기조를 유지해 임기 동안은 더 강한 기조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은 이 원장의 강한 어조에 긴장했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의 전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해선 손태승 전 회장이 재임기간 중 23차례에 걸쳐 처남에 대한 약 517억원 부당대출에 관여한 혐의를 포착해 검찰에 넘겼고, 현재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또한 대출금 중 433억원(83.7%)은 아직 변제되지 않은 상태다.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 "(전임)회장을 정점으로 친인척 대출 브로커와 은행 고위 임원이 결탁한 조직적 대출 비리"라고 규정했다. 실수 또는 우발적이 아닌 계획적인 사고로 본 것이다.

우리은행은 전임 회장 부당대출 사건 외에도 지난해에만 3건(180억원)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금감원은 현 회장 체제 하에서도 연이어 내부통제시스템이 정상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향후 제재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우리금융은 임원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방지를 위해 지난 12월 금융권 처음으로 '임원 친인척 개인(신용)정보 등록제도'를 시행했다. 지난 23일 그룹 임원 본인 및 그 친인척의 개인(신용)정보를 등록하고 실제 대출 심사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친인척의 범위는 임원의 배우자와 임원 본인 및 배우자의 직계존비속·형제자매다.

특히 지주사와 은행은 임원뿐 아니라 본부장까지 등록 대상에 포함시켜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했다. 구체적으로 13개 계열사의 임원 및 본부장 193명이 해당된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11월 그룹 경영진에 대한 이사회의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지주 감사위원회 산하에 '윤리경영실'을 신설하고, 외부 법률전문가인 이동수 변호사를 실장으로 영입했다.

이와 함께 임종룡 회장은 지난 15일 개최한 '2025년 그룹 경영전략워크숍'에서 "올해는 신뢰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아 개인의 윤리의식 제고와 조직 내 윤리적 기업문화 정착, 그룹 차원의 윤리경영 실천에 모두가 한뜻으로 몰입해 반드시 '신뢰받는 우리금융'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윤리경영 실천 서약식'도 진행됐다.

오는 3월 이사회 내에 '윤리·내부통제위원회'가 출범하면 윤리경영실이 위원회 산하로 편제돼 업무의 독립성이 더욱 강화된다. 또한 친인척 부당대출 사례를 포함한 내부비리 제보를 위해 그룹 윤리경영실이 운영하는 '제보·신고 핫라인'도 도입했다. 철저한 익명성을 보장함으로써 내부 감시·감독 기능을 활성화하고 사전에 금융사고를 예방하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는 내달 4일로 예정된 금감원의 검사 결과 발표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금감원의 최종 조사 결과 나올 경영실태 평가등급이 향후 우리금융의 사업다각화에 미칠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이번 정기검사 결과는 우리금융이 진행 중인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지주사의 경영실태평가 결과 종합평가등급에서 2등급 이상을 받아야 자회사 편입승인 요건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규정(절차)에 따르면 자회사 등으로 편입되는 회사의 사업계획이 타당·건전해야 하고 금융지주회사와 자회사 등의 재무상태와 경영이 건전해야 한다.

현재 우리금융이 가장 염려하는 건 검사 결과에 따라 나오는 경영실태 평가등급이다. 이 결과에 따라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보험 인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사가 생보사 인수를 위해서는 2등급 이상을 받아야 자회사 편입승인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데, 이번 경영실태평가부턴 내부통제 배점 비중이 기존 5%에서 15%로 올라간 상황이라 편입승인 절차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만일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경우 임 회장의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이란 원대한 꿈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어 우리금융으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생보사 인수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15일 금융당국에 동양생명·ABL생명 인수승인 신청서를 접수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자회사 등 편입승인 심사 착수 및 결과를 토대로 금융위 전체회의에서 인수승인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금융당국은 절차에 따른 신중한 심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앞서 지난 22일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양 생명보험사에 대한 인수승인 절차 상황을 묻는 질문에 "절차에 따라 심사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김 위원장은 "심사라는 의미는 시기라든가 검사 결과 (경영실태평가)등급 등이 반영된 결과"라면서 "기한이 60일이란 얘기도 있는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어 예단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동양·ABL생명 인수, 우리금융 '종합금융그룹' 도약 디딤돌 역할

우리금융으로서는 인수승인 등급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은 기한이다. 계약일로부터 1년 안에 인수 절차를 마치지 못할 경우 계약 파기뿐 아니라 인수가의 10% 규모인 계약금(약 1500억원)도 날리게 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두 생보사를 인수하기로 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인수지분(가격)은 동양생명 75.34%(1조2840억원), ABL생명 100%(2654억원)이며 총 인수가액은 1조5493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리금융의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4010억원(증권사 평균 전망치)으로 예상되면서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2조6591억원)과 합치면 2024년 연간 순이익은 약 3조601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2조5167억원) 대비 21.6%(5434억원)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다만 순이익 기준으로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중 최하위다. 타 금융지주의 경우 주력 자회사인 은행 뿐 아니라 증권·보험·카드 등 비(非)은행 자회사까지 합산되는데 우리금융의 경우 경쟁 금융지주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업 범위가 좁다는 한계성이 있다.

우리금융의 경우 우리은행 비중이 지난해 실적 기준 95%에 달한다. 반면 경쟁 금융지주사인 KB금융의 KB국민은행 비중이 약 55%인 것과 비교하면 40% 차이가 남은 물론, 신한금융(신한은행 약 70%)과 하나금융(하나은행 약 80%)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난다.

따라서 우리금융으로서는 규모가 큰 보험사 인수를 통한 비(非)은행 자회사 비중 확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 이번 동양생명과 ABL생명 자회사 편입 승인에 그룹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