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중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마감 후 금융위 통보 언급...60일 마감 고려
이날 발표엔 경영실태평가 결과 담기지 않아...다만, 이사회 절차 위반 언급만
현재 경영실태평가 진행 중 시사하기도...최종 결론은 금융위원회 '몫'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2024년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결과' 발표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결과를 이달 중으로 마치고 금융위원회에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우리금융그룹의 보험사 인수 승인 여부 판단 기준인 '경영실태평가'를 이달 중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월 중 경영실태평가 결과를 금융위원회에 통보해야 금융위도 3월 중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면서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진행된 '2024년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 결과 (중간)브리핑' 중 관련 질문에 대해 "자회사 편입은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합병 신청서 제출일인) 1월 15일 기준으로 2개월 내에 심사 기한을 두고 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달 15일 동양생명·ABL생명 두 곳의 자회사 편입 신청을 금융위에 제출했다. 현행 규정 상 관련 심사기간은 60일로 정해져 있다. 따라서 금감원으로서는 최종 승인 기관인 금융위 결정을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경영실태평가를 마치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의 정기검사 결과 중간발표에서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결과(등급)을 공개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관련한 발표는 없었다.
다만 발표 중 우리금융지주이 자회사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면서 의사결정 절차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감원 발표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회장은 자회사 인수합병(M&A) 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리스크관리위원회가 개최되기도 전에 안건을 이사회에 부의하기로 미리 결정했고, 주식매매계약(SPA) 당일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이사회를 불과 20분 간격으로 개최함에 따라 위원회 심의 내용이 이사회 안건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지주 내규에 따르면, M&A 등 중요 경영사항 추진 시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하고, 이 경우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이사회 의사결정에 반영해야 한다.
아울러 지주의 자회사 편입 관련 인·허가권을 가진 금융당국이 인허가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계약금을 몰취하는 조항이 주식매매계약에 포함되었는데도, 이러한 중요사항이 공식 이사회 석상에서 논의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이복현 원장은 "현재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산정하기 위한 자료를 집계하고 있다"며 "조속한 시일 내 결론을 내 금융위원회에 통보하겠다"고 말했다.
'조속한 시일 내'라는 점을 강조하며 우리금융에 대한 경영실태평가 작업이 현재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우리금융에 대한 정기검사를 실시한 금감원은 통상 1년 이상 소요되는 절차를 6개월 만에 끝내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이날 발표한 우리금융·우리은행 검사 결과를 토대로 살펴보면, 대규모 금융사고 발생에 따른 내부통제 시스템 미흡과 자본비율 하락 등의 이유로 현재 2등급인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3등급으로 내려갈 것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금융지주회사 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지주사가 자회사를 편입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경영상태 건전성 평가인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어떻게 받느냐가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다만 등급이 미달하더라도 금융위의 요건을 충족하면 자회사 편입 승인도 가능하다. 이 경우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 정리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다.
이날 금감원의 정기검사 결과 발표에서 부당대출 규모가 예상보다 큰 폭 확대된 점이 우리금융으로서는 뼈아픈 부분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