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 출석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증인 신문 이후··· 피청구인 관련 진술
윤 “정치인 체포, 누구 끌어내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윤 “호수 위에 떠 있는 달 그림자 같은 거를 쫓아가는 느낌”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이 열린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윤 대통령이 참석해 자리에 앉아있다. [사진 =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4일 오후 헌재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에 대한 증인 신문이 끝난 이후 "저는 뭐 일반적으로 좀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관련 진술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어 "탄핵 사건이 범죄·형사 사건과 좀 다르다"라면서 "실제 일어난 일, 예를 들면 정치인을 체포했다든지 누구를 끌어냈다든지 그런 일들이 실제 발생했거나, 현실적으로 발생할 만한 가능성이 높을 때 수사나 재판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이번 사건을 보면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를 하고 받았다는 얘기들이,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 그림자 같은 거를 쫓아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는 이 전 사령관에 대한 국회 측 증인 신문 내용을 지적한 것으로 읽힌다. 국회 측은 이날 검찰 조서를 바탕으로 이 전 사령관에게 "증인이 문 부수기 불가능하다고 하자 대통령이 '총 쏴서라도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는가"라는 등의 질의를 했다.
윤 대통령은 이 전 사령관의 증인 신문 과정에 대해 "전반적으로 나온 얘기 취지는 수방사가 국회에 진입하고 하는 상황을 제가 다 알려줬다고 하는데"라며 "사실 한 수천 명 민간인들이 경내에 있었던 걸로 보여진다"고 짚었다.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어 "또 의사당 본관에도 그게 7층짜리 건물에도 그 안에도 수백 명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 본관 위치에서 질서 유지하라는 특전사 요원들도 불 꺼진 쪽에 유리창 깨고 들어갔다가 소화기 공격을 받고 다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상황에서 나중에 계엄 해제와 군 철수 지시가 이뤄졌는데 (정치인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과연 상식적으로 가능한 얘기인지"라며 "상식에 근거해 보면 이 사안의 실체가 어떤 건지 잘 볼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이 헌재 탄핵심판에서 이러한 진술을 한 것은, 검찰 측이 앞서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2인자'로 분류되는 김 전 장관을 구속기소 하면서 밝힌 내용과 배치된다는 진단이 나온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은 지난해 12월27일 김 전 장관을 중요임무 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 이는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24일 만으로, 김 전 장관은 계엄 이후 불거진 이후 기소된 첫 사례다.
검찰은 이날 김 전 장관을 구속기소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당시 이 전 사령관과 통화하면서 "아직도 못 들어갔나,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씩 들처업고 나오라고 하라",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검찰은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한 이후에도 윤 대통령에게 이 전 사령관에게 전화해 "(계엄) 해제됐다고 하더라도 내가 2번, 3번 계엄령 선포하면 되는 거니까 계속 진행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날 탄핵심판 변론에서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를 하고 받았다는 얘기들이,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 그림자 같은 거를 쫓아가는 느낌"이라며, 검찰 측 수사 내용과 사실상 거리를 둔 것이다.
한편, 이 전 사령관은 이날 헌재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청구인(대통령)·피청구인(국회) 측의 증인 신문 과정에서 "제가 형사소송법에 의거해 공소제기된 상황이고 절차가 진행 중"이라면서 "말씀드리는 게 상당히 제한되는 걸 양해해 주시라"고 운을 뗐다. 아울러 양측 증인 신문에 대해서 대체로 "답변드리기 제한된다"며 거리 두는 모습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