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당정협의회, 지방 미분양 주택 적체 문제 해결 위한 방안으로 DSR 완화 요청
국민의힘 "지방의 미분양 사태, 건설 경기 침체 심각한 상황...한시적 완화 필요"
금융위원장 "지방銀 가계부태 증가율 좀 더 탄력적 협의"...DSR 원칙 부담도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민생대책 점검 당정협의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훈 정책위의장, 권성동 원내대표,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사진=연합뉴스 제공］
금융위원회는 5일 지방 미분양 주택 구입 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한시적으로 완화해달라는 국민의힘 요청에 대해 "신중히 고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지방 미분양 주택에 대한 DSR 한시 규제 완화 요청에 대해서는 DSR 한시 완화의 필요성, 타당성, 실효성, 정책의 일관성 등 점검해야 하는 사항이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2단계 기존 DSR 규제를 강화한 스트레스 DSR 규제를 시행했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신용대출 금리에 가산금리를 적용해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고 가계부채를 관리하겠다는 목적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증가 범위인 3.8% 내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앞서 밝힌 바 있다.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가파짐에 따라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감에 전반적인 대출 증가 속도를 관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5일 발표한 '2024년 중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의하면 2024년 중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총 41조6000억원(전년말 대비 +2.6%) 늘어 전년 대비 증가폭이 커졌다.
주택담보대출은 은행권 주담대 중심으로 57조1000억원 증가해 전년(+45조1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고, 기타대출은 15조5000억원 감소해 전년(△35조원) 대비 감소폭이 축소됐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가계대출(+46조2000억원)은 2023년(+37조1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으며, 제2금융권 가계대출(△4조6000억원)은 2023년(△27조원) 대비 감소폭이 축소됐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여전사(+3조2000억원), 저축은행(+1조5000억원), 보험(+5000억원)은 증가한 반면, 상호금융(△9조8000억원)은 감소했다.
앞서 국민의힘과 정부는 전날(4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민생대책 점검 당정협의회'에서 지방 미분양 주택 해소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미분양 주택 적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DSR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줄 것을 관계부처(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에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박수영·권영진 의원은 "지방의 미분양 사태, 건설 경기 침체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지방 미분양 주택 관련 DSR을 한시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이에 금융위는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전해졌다.
만일 금융당국의 현행 DSR 관리 규제가 지방주택 거래 때 완화되면 차주의 대출한도가 늘어나 주택 거래에 다소 숨통을 트여 줄 수 있다. 다만 문제는 형평성 문제에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2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월례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가계대출 증가를 경상성장률 범위 내에서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지방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걱정거리'라고 밝히면서 "지방은행의 가계부채 증가율은 조금 더 탄력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지만 DSR 적용 원칙을 무너뜨리기는 쉽지 않다는 게 고민거리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오는 7월부터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시행되면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존 DSR 규제를 지방에 한해 예외적으로 풀어주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있다는 관측이다.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은 선제적 가계부채 관리를 위함이기 때문이다.
DSR은 차주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 대비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다. 현재 정부가 가장 효과적으로 가계부채를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DSR 규제인 것이다. 현재 모든 대출에 'DSR 40%'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이는 차주가 한 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원금+이자) 상환액이 연 소득의 40%를 넘을 수 없다는 의미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주택자가 준공 후 미분양 중인 지방소재 주택을 구입하면 양도·종부세 특례를 적용하기로 했다. 악성 미분양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다주택자로 보지 않지 않고 1주택자로 인정하겠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들을 고려해 금융당국이 어떤 조치를 내놓을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