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며칠내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s)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사진 로이터>
미국에서 수입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등 일방적인 관세 공세를 강행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며칠 내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s)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는 미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들에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관세율이 세 배 가까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며칠 내 '상호관세' 발표 예고…"트럼프 2기 핵심 경제정책"
11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포브스는 이러한 상호관세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인도, 유럽 등 미국의 주요 교역국과의 무역전쟁을 촉발하고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취재진에게 "향후 이틀 안에 상호 관세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며 "미국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들에 대해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이체방크 "美 평균 관세율 1.5%→4.8%로 급등 전망"
독일 도이체방크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가 국가 단위 상호 관세를 적용할 경우 미국의 가중 평균 관세율은 2022년 기준 1.5%에서 4.8%로 세 배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품에 부과된 관세는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되는 경향이 있다. 도이체방크는 이러한 3.3%포인트의 관세 인상은 미국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연간 0.5%포인트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짚었다.
인플레이션 압력에 연준 금리인하 가능성 축소
미국 소비자들이 관세 비용의 50%만 부담한다고 가정해도 0.25%포인트의 인플레이션 상승이 예상된다.
2024년 12월 기준 미국의 근원 PCE 물가지수는 2.8%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초과한 상태다. 따라서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은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더욱 낮출 수 있다.
◆…미 경제매체 포브스는 미국의 상호관세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인도, 유럽 등 미국의 주요 교역국과의 무역전쟁을 촉발하고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 로이터>
인도·EU, 주요 타깃…韓 등 FTA 체결국 제외 가능성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 호주, 캐나다, 이스라엘, 멕시코 등을 대상으로 하는 철강 관세 등 일방적 관세 정책을 내놓고 있으나 포브스는 이들 국가가 이번 상호관세에서는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다만 인도와 유럽 등은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의 8번째 수출 대상국인 인도는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국가 중 하나다. 인도는 미국에 평균 9.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인도 제품에 3%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인도의 주요 수출품은 다이아몬드, 고무, 플라스틱, 섬유 등이다.
유럽의 경우 미국과의 자동차 관세 격차가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미국은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 유럽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반면, 유럽연합(EU)은 미국 자동차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트럼프의 부참모장 스티븐 밀러는 EU의 부가가치세(VAT)까지 포함하면 미국 자동차의 유럽 수출에는 총 30%의 세금이 부과된다고 주장하며, 미국도 동일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보편관세' 대신 상호관세 선택할까?
한편,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시행하는 방식으로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국가 단위 상호 관세로, 미국이 특정 국가가 미국 제품에 부과하는 평균 관세율만큼 해당 국가의 수입품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품목별 국가 단위 상호 관세로, 국가별로 품목마다 동일한 관세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보다 정밀한 대응이 가능하지만, 복잡성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는 비관세 장벽까지 포함하는 상호관세인데, 이는 가장 복잡한 방식으로 관세뿐 아니라 검사 수수료, 부가가치세(VAT) 등까지 고려하는 방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기자들에게 10%의 보편관세 대신 상호 관세를 선호한다고 밝혔으나, 일각에서는 그의 무역 정책이 워낙 유동적인 만큼 향후 보편 관세 정책을 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