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달러 간다?" 천정부지 금값, 골드바도 판매중단

국제 금값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확대 여파로 온스당 2900달러를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여기에 한국조폐공사가 금 원자재 수급 문제로 골드바 판매를 전격 중단하면서 금 시장의 불안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금 투자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3000달러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오며 투자자들의 포모(FOMO·나만 소외된다는 두려움)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폐공사는 시중은행에 골드바 판매 중단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조폐공사는 "금 원자재 수급 문제로 골드바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며 "이른 시일 내에 판매가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신한은행을 제외한 주요 시중은행들은 12일부터 골드바 판매를 중단할 예정이다.

트럼프발 관세 폭탄, 금값 상승 견인…포모 심리 확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공식 발표하고, 추가로 상호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이러한 조치는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을 키우며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2% 이상 급등해 트로이온스당 2968.50달러를 기록했고, 금 현물 가격도 2911.30달러로 상승했다.

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계좌 수는 27만7551개로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2월(25만3529개) 대비 2만 개 이상 증가한 수치다. 또한 이달 들어서만 168억 원어치의 골드바가 판매되며, 지난해 12월 한 달 판매량(142억 원)을 이미 넘어섰다.

금값 3000달러 시대 임박…일부에선 4000달러 전망도

전문가들은 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3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널리스트 로스 노먼은 "금 가격이 3000달러를 명확히 목표로 삼고 있으며 시장의 상승 모멘텀이 강력하다"고 분석했다. 씨티그룹은 "미국 경제 성장 둔화와 주식시장 하락 위험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금 매입이 증가하고 있다"며 "조만간 금 가격이 3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금값이 3250달러에서 최대 4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지속되는 한 금 가격 강세 전망은 유효하다"며 "올해 말까지 3000달러를 넘어서는 금 가격 상승 랠리가 장기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