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플라자 전경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11일 이사회를 열어 아워홈 지분 인수를 공식화했다. 이를 위해 가칭 '우리집에프앤비'를 설립하고,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과 구미현 아워홈 회장 등 오너 일가로부터 총 58.62%의 지분을 8694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1차로 50.62%의 지분을 7508억원에 취득한 뒤, 추가로 구본성 전 부회장이 보유한 8% 지분을 1187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아워홈은 2000년 고(故) 구자학 회장이 LG유통(현 GS리테일)에서 분리해 설립한 회사로,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 외식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업계 2위로 성장했다. 그러나 구자학 회장의 별세 이후 4남매 간 경영권 갈등이 본격화됐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권 도전에 나섰지만,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후계 구도는 흔들렸다. 이후 남매 간의 분쟁은 고배당 정책, 경영 부진, 사회적 물의로 이어졌고, 결국 경영권이 구지은 전 부회장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구미현 회장이 다시 오빠와 손잡고 구지은 전 부회장을 밀어내며 회장직에 오른 뒤, 한화그룹으로의 매각을 추진했다. 이번 인수로 한화그룹은 2020년 식자재 유통·급식 사업 철수 후 5년 만에 다시 업계로 복귀하게 됐다.
한화의 이번 인수 배경에는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의 F&B 사업 확장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김 부사장은 2023년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론칭하고, 스텔라피자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사업 확장을 진행해왔다. 아워홈의 B2B 식자재 유통 사업이 그룹 전체 F&B 사업에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판단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아워홈 직원들은 10년에 걸친 경영권 분쟁으로 피로감이 상당할 것"이라며 "이번 지분 매각이 분쟁 종식과 함께 사업 안정화의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다만, 구지은 전 부회장의 법적 대응 가능성이 남아 있어 향후 경영권 변동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