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안 쓰는 김용현…포고령, 누가 썼나

검찰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3개월 넘게 수행해온 김철진 군사보좌관으로부터 "김 전 장관이 컴퓨터 작업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으며, 컴퓨터 화면보호기 비밀번호도 모를 것 같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JTBC 취재 결과 확인됐다.

12일 JTBC에 따르면 김 보좌관은 지난해 12월 30일 검찰 조사에서 "김 전 장관이 포고령을 자신이 썼다고 말한 게 사실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면서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3개월 동안 수행하며) 김 전 장관이 컴퓨터로 워드 작업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는데, 계엄 당일 노란색 봉투에서 계엄 포고령을 꺼내 계엄사령관에게 주는 것을 보고 언제 준비했는지 궁금했다"고 밝혔다.

김 보좌관은 김 전 장관이 집무실로 돌아왔을 때 가장 먼저 "포고령을 누가 썼느냐"라고 물었고, 김 전 장관이 "응, 내가 썼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왜 저희에게 말씀하지 않으셨냐"는 질문에 김 전 장관은 "너희도 다칠 수 있는데 왜 말하냐"는 취지로 답했다고 했다.

검찰이 "김 전 장관이 컴퓨터 작업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느냐"고 재차 묻자, 김 보좌관은 "그렇다. 컴퓨터 사용법조차 잘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고 답변했다.

포고령 작성 과정에 대한 논란은 김 전 장관이 해당 노트북을 파기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로 더욱 가중되고 있다. 김 전 장관의 지시를 받은 양모 대통령실 행정관은 검찰에 "김 전 장관이 시켜 망치로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부쉈다"고 진술했다. 이로 인해 포고령 작성과 관련된 중요한 증거들이 사라졌고, 김 전 장관의 주장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에서 "김 전 장관이 포고령을 잘못 베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포고령 작성 과정과 증거 파기 의혹은 풀리지 않고 있다. 특히 김 전 장관이 단독으로 포고령을 작성했는지, 아니면 대통령실이나 다른 인사가 개입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