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매각, 노조 반발에 법정 공방까지... 앞으로의 향방은?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MG손해보험(이하 MG손보) 매각을 둘러싼 노조와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12일 MG손보 노조를 상대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이는 우선협상대상자인 메리츠화재의 현장 실사를 원활히 진행하기 위한 조치다.

예보는 지난해 12월 MG손보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메리츠화재를 선정했으나 이후 실사 절차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노조 측이 실사 요청 자료에 민감한 경영정보 및 개인정보가 포함되어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보와 MG손보 대표관리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MG손보 노조위원장 등을 상대로 한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예보는 "노조의 이의제기 사항을 반영한 실사 방안을 마련한 뒤 지난 7일 실사를 재시도했으나, 노조가 기존과 유사한 문제를 제기하며 실사를 지속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MG손보 노조는 메리츠화재가 실사 과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의 권한을 넘어선 민감한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또한, 노조는 100% 고용 승계를 보장할 것과 메리츠화재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노조는 메리츠화재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MG손보 노조가 인수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번 매각이 인수합병(M&A)이 아닌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P&A 방식은 인수자가 원하는 자산만 선별적으로 인수할 수 있어 고용 승계 의무가 없다. 이에 따라 직원들의 고용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예보는 "노조의 지속적인 실사 방해로 인해 기업 가치가 악화될 경우 기금 손실이 확대될 수 있으며, 124만 명의 보험 계약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노조의 방해 행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실사에 협조하여 매각을 완료하는 것이 MG손보 노조와 근로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만큼 원활한 실사 진행을 위해 지속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보는 법률적인 조치와는 별개로 노조와의 협의를 계속할 방침이지만, 실사가 지속적으로 방해받을 경우 MG손보의 청산 및 파산을 포함한 정리 대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만약 메리츠화재의 인수가 무산될 경우, MG손보는 청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경우 124만 명의 보험 계약자들이 해약 환급금 등에서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또한 MG손보 임직원 전원이 일자리를 잃게 될 수도 있다.

법원이 예보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노조는 실사 거부 등의 방해 행위를 중단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시 이행 강제금 등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다만, 노조 측이 이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예보는 "가처분 신청과는 별개로 매각 진행을 위한 노조와의 소통 창구를 계속 열어둘 것"이라면서도, "우선협상대상자의 실사는 반드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