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전날, 김건희 문자 받은 국정원장..."기억 안 나"

비상계엄 전날, 국정원장과 영부인의 문자 교환
헌재 증언서 밝혀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신문에서 비상계엄 선포 전날인 지난해 12월 2일,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김건희 여사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조 원장은 문자 교환에 대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13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 조 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번 증인은 대통령 측 요청으로 채택됐다. 국회 측 대리인은 통신사로부터 제출받은 조 원장의 통화 및 문자 기록을 근거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헌재 증인신문서 드러난 문자 교환

국회 측 대리인 장순욱 변호사는 증인신문에서 "비상계엄 전날인 12월 2일, 영부인으로부터 두 건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고, 답장은 다음날 보냈다"며 "이 내용이 기억나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조 원장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장 변호사는 이어 "민감한 시기에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두고 의심의 여지가 있지 않나"라고 물었고, 이에 대해 조 원장은 "뭐가 남아 있다면 의심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장 변호사가 "계엄 당일 영부인과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이 더욱 이상하지 않느냐"고 지적하자, 조 원장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증인신문에서 조 원장과 김 여사 간 문자 교환 시점이 비상계엄 전날로 밝혀졌지만, 메시지의 구체적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문자 교환의 성격과 비상계엄 사태와의 관련성에 대한 궁금증이 제기되고 있다.

헌재는 이날 증인신문을 통해 관련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하려 했으나, 해당 부분에 대한 심문은 추가로 이어지지 않았다. 조 원장은 이후 별다른 언급 없이 증인신문을 마쳤다.

향후 헌재는 추가 증인신문을 통해 해당 문자 메시지의 내용과 성격을 규명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사건의 핵심인 비상계엄 사태와 문자 교환의 연관성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