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원가 공개, 한나라당 "민간부문은 이의 있어 절충해야"
국민연금 개혁, 한나라당 "정부안 문제 있다‥한나라당 안으로 해야"
노무현 대통령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9일 회담을 갖고 민생경제대책 등 국정현안에 대해 논의한 내용을 공동발표문 형식으로 발표했지만 회담 과정에서는 대부분의 과제에서 서로 팽팽한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노 대통령과 강 대표는 분양원가 공개 부분과, 국민연금재정 개혁문제, 사학법 개혁, 대학생 반값 등록금 부분에선 대부분 엇갈린 의견을 보였지만 지방 발전 계획 부분에선 큰 틀에서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따라 지난 7일 발표된 '2단계 지역균형발전계획'의 큰 틀이었던 지방이전 기업 법인세 인하와 출자총액제한 완화 등 기업규제완화 내용 법안이 법제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회담'에서 노 대통령과 강 대표는 지방이전 기업에 법인세 인하와 출자총액제한 완화 등에 내용에 대해 큰 틀에서의 공감의사를 표했다고 양측 대변인인 윤승용 홍보수석과 나경원 대변인이 밝혔다.
이날 회담 관련 브리핑은 양측 대변인인 윤승용 홍보수석과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이 각각 노 대통령과 강 대표의 발언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양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회담에서 강 대표는 "기업이 지방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행정규제 인허가 완화, 외국인 투자 지원, 법인세 인하와 대기업들의 지방 투자시 출자총액을 완화하는 등 기업규제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고, 노 대통령은 "지방투자 문제는 정부와 생각이 너무 비슷하다. 구체적 문제에 대해 협의하자. 좋은 제안 고맙다"며 공감의 뜻을 표했다.
다만 한나라당 측에서는 세부 내용에 대한 협의가 필요함을 지적했다. 전재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그러나 지방투자에 있어 정부안과 한나라당과의 약간 차이가 있다"면서 "중앙이 부지를 선정하고 지방이 이후 사업을 조성하는 것에서 앞으로는 지방이 선정부터 조성까지 모두 책임지고, 중앙과 협약을 체결하는 협약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양원가 공개 확대에 대해서 노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 분양원가 공개 확대에 대해 쌍방 협력하고 세부적으로 논의하자"고 제안했고, 이에 강 대표는 "분양원가 공개 확대에 대해 공공부문의 확대는 이의가 없으나 민간부분 확대에는 이의가 있어 절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제안한) 대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은 재정 측면에 이견이 있지만 논의하고 싶다"면서 "그러나 대지임대부 분양은 명칭에 좀 문제가 있지만 내용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대지임대부 분양제도는 정부법안 뿐 아니라 한나라당의 법안도 동일하게 취급해 통과시키도록 상호 협력하자"고 응답했다.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 강 대표는 "정부안으로는 재정고갈을 7,8년 늦추는 것밖에 효과가 없다"며 "기초연금 8만9000원으로는 근본적으로 국민연금 재정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나라당 안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반값 등록금에 대해 강 대표는 "많은 학생들이 학자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는 게 현실"이라며 "반값 등록금제도는 등록금을 반값으로 낮추자는 것이 아니라, 부담을 반으로 낮추자는 것"이라며 협조를 구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일률적 절반은 어렵다"며 "다만 등록금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또 장학금 지원 및 학자금 저리융자에 대해서는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노 대통령과 강 대표는 9일 오전 청와대에서 1년 5개월만에 민생회담을 1시간30분 동안 갖고 민생경제현안과 함께 개헌 등 정치현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는 박재원 대표 비서실장, 나경원 대변인이 참석했으며 청와대에서는 이병완 비서실장, 변양균 정책실장, 윤승용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