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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오를 때까지는 벅차고 힘이 들지만 정상에 오르고 나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어느 전문 산악인의 고백 같아 보이지만 실제론 그저 산을 즐기는 한 남자가 산을 타는 이유다. 대구지방국세청 개인납세1과 박병완 조사관(6급)은 주말이면 어김없이 산을 찾는다. 8시간 넘게 등산을 즐길 만큼 산을 좋아하는 그가 산에 오르는 이유는 자신이 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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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자기관리 덕분에 박 조사관은 대구국세청에서 유명인이다. 하지만 박 조사관이 대구국세청을 떠나 전국 지방국세청에까지 이름을 알린 건 다른 이유다.
바로 그의 이름 앞에 붙은 수식어 '부가세 실무'책자의 저자라는 것 때문.
그가 쓴 책이 전국서점을 통해 불티나게 팔려나가 베스트셀러가 된 건 아니지만 부가세 업무를 맡고 있는 세무공무원이라면 그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
바쁜 시간을 쪼개 '부가세 실무책'까지 펴낸 박 조사관을 <조세일보>가 만나봤다.
□ "종갓집 장손으로 대구를 떠날 수 없었다" =꿈 많던 고등학교 시절 박 조사관은 세무대학 진학을 결정했다. 세무공무원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던 그였기에 세무대학 진학은 당연스러운 것이었지만 그에게는 또 한 가지 바램이 있었다.
대구지역을 떠나 본청이 있는 서울에서 더 큰 꿈을 펼쳐보는 것이 속 뜻. 하지만 그의 앞길을 막은 건 다름 아닌 '종갓집 장손' 이라는 것이었다. 일년에 12번이나 있는 제사에 '장손'이 빠질 수는 없는 법, 그는 가족의 행복과 안정을 위해 대구국세청을 지원했다.
하지만 박 조사관은 지금 대구청에서 근무하게 된 것이 더 큰 행운이었다고 했다. 지난 2002년과 2005년에는 각각 재경부장관과 국세청장으로부터 업무 평가 우수로 표창장도 받기도 했기 때문이다.
□ "납세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만들어주고 싶다" =박 조사관은 부가세 실무책을 펴낸 이유에 대해 "납세자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조사관의 말을 듣는 순간 의아함이 들었다. 분명 부가세 실무를 담당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라고 들었는데 납세자를 위한 것이라니.
박 조사관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실무자가 잘 알아야 납세자가 궁금해하는 질문에 막힘 없이 답해주고 해결해 줄 수 있는 것 아니겠냐"면서 "결국 실무자들의 능력이 올라가면 납세자들이 편해 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여년을 국세청에서 근무하며 재산·법인·조사 등 각 분야를 두루 거쳤다. 하지만 그가 부가세 분야에 유독 관심을 갖는 이유는 부가세가 마치 우리네들 인생처럼 단순한 듯 보이면서 복잡한 분야라는 이유 때문이다.
부가세 분야는 법조문이 36개 조항으로 비교적 단순하지만 다양한 판례와 예규가 생산됨에 따라 그 만큼 실무면에서 판단이 어려운 세목.
이런 탓에 박 조사관은 실무에서 꼭 필요하고 문의가 많은 분야를 위주로 하는 부가세 실무책자의 필요성을 느껴 발간을 한 것이다. 박 조사관은 오는 3월 개정 법령, 새로운 예규, 판례를 더욱 더 보강한 새로운 책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 강한 듯 보이지만 수줍은 대구사나이 =박 조사관은 인터뷰 내내 "제가 뭘 자랑할게 있겠냐"며 자신을 낮추느라 바빴다.
박 조사관은 또 "경상도 사람들은 나서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유난히 수줍어했다. 경상도 사람들이 강한 억양으로 인해 겉으로 보기엔 '강한 남자', '적극적인 남자'로 보일지 모르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다는 것.
하지만 그런 그도 국세청 이야기만 나오면 말수가 많아졌다. 그는 "국세청이란 조직은 어느 조직보다도 짜임새 있는 우수한 조직이며, 조직 구성원 중에서는 유능하고 능력이 뛰어난 분들이 많이 있다"며 국세청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그 분들에 비해서는 보잘 것 없지만 미력하나마 조직에 보탬이 되는 직원이 되고 싶다"며 "평소에 늘 자기개발, 연구하는 자세로 근무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조사관은 세무대학 5기 생으로 지난 87년 대구청으로 발령 받아 20여년간 동대구·서대구·남대구·북대구·상주·김천세무서 등에서 근무했으며 지난 2002년 4월 6급으로 승진했다. 현재는 대구국세청 개인납세1과 부가계에서 근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