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38조원(2006년 기준)에 달하는 국세를 신용카드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입법안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제도의 안정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신용카드 결제에 따른 '수수료 부담'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적인 관건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김호성 전문위원은 22일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 등이 제출한 국세기본법 개정안에 대해 작성한 입법검토보고서를 통해 "국세납부수단으로 신용카드 결제방식을 도입할 것인지의 관건은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 부담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 등이 제출한 국세기본법 개정안은 현금납부가 원칙인 소득세, 법인세, 부가세 등의 국세를 신용카드로(납부기한내 한정)납부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제도가 시행될 경우 '할부'로 세금을 내거나 현금서비스를 받아 세금을 내는 것도 가능해 진다.
현재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카드사들과 제휴해 지방세를 신용카드로 납부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 "수수료 납세자가 부담한다면 문제 없다" =김 전문위원은 "신용카드에 의한 세금 납부방법으로는 가맹점 방식, 할부방식과 카드론방식 등 세가지로 구분되는데 개정안은 납세자가 수수료 등을 추가로 부담하지 않는 방식인 가맹점 방식 또는 무이자 카드론 방식에 의한 세금납부를 의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무이자 카드론 방식은 현재 서울시에서 활용하고 있는 방식으로 매월 카드로 세금을 결제 받은 것을 카드사가 다음달 13일까지 시금고에 납입하고 카드사는 개인회원에게는 각 개인의 카드결제일에 법인회원에게는 다음달 10일경에 카드 대금을 받는 방식.
이를 통해 서울시가 부담해야 할 카드수수료를 카드사에게 세금상당의 자금 운용기간을 확보해 주는 것으로 대체하고 있다.
김 전문위원은 제도 도입시 발생하는 신용카드 수수료 문제를 납세자가 '납세편의'의 대가로 부담한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용카드 납세여부는 납세자의 선택 문제이기 때문.
그는 "납세자가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는 신용카드를 통한 국세납부를 허용하게 되면 현금유동성이 부족한 납세자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며 "또한 신용카드 사용을 장려한 국가 정책에 대한 납세자의 신뢰를 증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세 납부율을 제고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세납부기간에 현금 조달이 어려운 경우 신용카드로 납부한다면 일정 기간의 유예기간을 받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누릴 수 있으므로 국세 납부율을 제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더 큰 신용불량자 초래할 우려 있다" =김 전문위원은 제도 도입시 징세비용, 즉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으로 상당한 재정지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가의 수수료 부담은 결과적으로 납세자의 부담으로 귀착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신용카드에 의한 지방세 납부로 지방재정이 열악해 질 수 있음을 이유로 행자부가 각 지자체에 (신용카드 납부)자제를 요청하고 있고 일부 지자체에서는 신용카드 납부제도를 일부분 제한하려는 추세에 있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김 전문위원은 아울러 "현금흐름이 불량한 납세자에게는 더 큰 신용불량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국세 연체보다 신용카드 결제 대금 연체시 연체이자율이 높으므로 더 큰 신용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문위원은 또 "국가와 납세자가 국세채권이 카드사와 납세자간 금전 채권관계로 전환, 결과적으로 국세체납에 대한 국가 부담을 카드사에 전가하게 되는 셈"이라며 "실제로 많은 카드사들이 수익성 미비와 고위험성을 이유로 (지방세)신용카드 납부제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