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헌재는 독일 월간지 시세로가 이라크 내 알-카에다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와 관련된 비밀 정보를 기사화 했다는 이유로 독일 사법당국이 2005년 12월 시세로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은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헌재는 언론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비밀 보유자가 비밀을 공표하겠다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의도가 요구된다고 지적하고 이 사건의 경우에는 이런 의도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독일 헌재는 시세로 편집장인 볼프람 바이마르가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한 판결문에서 언론에 비밀이 기사화됐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누군가가 비밀을 누설했다는 의미는 아니며 우발적으로 비밀이 새나가거나 비밀을 준수할 의무가 없는 사람에 의해 비밀이 누설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시세로는 2005년 4월호에서 알-자르카위와 알-카에다의 자금원에 대한 독일 연방범죄수사국(BKA)의 비밀 자료를 기사화했다.
독일 검찰은 시세로 사무실에 대한 수색을 실시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했으며 2명의 시세로 기자를 비밀누설 방조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들에 대한 혐의를 증거불충분으로 기각했다.
바이마르 편집장은 이번 헌재 판결에 대해 "독일의 언론자유를 위한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독일 잡지발행인협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헌재의 판결은 언론의 자유를 확인한 것이며 취재원 보호를 강화하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알-자르카위는 지난 해 6월 미군의 폭격으로 사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