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아직도 '바다 이야기'와 비슷한 종류의 사행성 게임장 등이 편법영업과 인터넷 등을 통해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해지는 것을 보면 도박의 자생력(?)은 놀랍기만 하다.
1930년대에도 도박 열풍으로 나라 전체가 '노름꾼 나라'로 전락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도박의 주 도구는 '마작'.
'마작'에 빠진 사람들은 길거리에 넘쳐났으며 여기에는 남녀노소도 지위고하도 없었다. 서울 전지역에는 '마작'을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마작구락부(클럽)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1930년 30곳에 불과하던 마작구락부는 1931년에는 100여곳 이상으로 늘어났다.
본래 마작은 중국에서 시작된 놀음으로 일본은 중국의 놀이문화라고 무시해 '마작'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작'이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일본에서도 덩달아 유행하기 시작했고 그 놀이가 당시 일본의 식민지였던 우리나라에까지 전해지게 된 것.
이처럼 마작에 빠진 사람들이 많아지고 관련 문화가 발달하자 일본정부는 마작패에 골패세(骨牌稅)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골패세는 골패·화투·마작 따위에 매기던 물품세의 일종.
그 당시 일본은 골패세를 부과해 도박 열풍을 잠재우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일본의 노림수는 따로 있었다.
일본은 마작 등 도박도구가 팔릴 때마다 골패세로 3원을 걷어들였는데 그 당시 쌀 한 가마니 가격이 5원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금액인 셈.
결국 일본은 엄청난 세수를 걷어들이게 됐고 이를 식민지 경영에 사용했다.
그러나 도박 열풍은 현직판사, 경찰, 종교인, 변호사 등 사회 저명인사들까지 줄줄이 마작으로 파산하는 등 사회적 문제로 불거져 일본 정부가 도박혐의자들을 모조리 체포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보통 도박에 대해 집착하는 사람들은 현실에 대한 불만과 희망 없는 삶 중에 몰입할 곳이 없어서라고 한다. 그 당시는 식민지 시대의 불분명한 미래로 인해 사람들이 도박에 빠졌다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
서민들에게 좀 더 밝은 경제 전망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생긴다면 지난해처럼 국민들 상당수가 ‘바다 이야기’에 다시 빠지는 일은 없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