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자동차 가격 낮아질 듯
이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가장 큰 쟁점이었던 자동차분야는 결국 미국이 2.5% 관세를 즉시 철폐하는 방안으로 합의됐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세제를 간소화하고 특별소비세율을 현행 10%에서 5%로 인하하기로 했다.
자동차는 우리나라가 대미수출의 2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이번 협상에서 최대의 이슈로 부각됐다. 미국은 현재 2.5%인 3000cc이하의 자동차와 관련부품의 관세를 즉시 철폐하고, 3000cc이상의 자동차도 3년안에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대미수출의 큰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관세가 없어질 경우 연간 8억달러의 이익이 예상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8%인 관세를 즉시 철폐하고, 현행 배기량 기준의 5단계 자동차 세제를 3단계로 간소화하기로 했다. 가격기준으로 자동차 세제를 개편해달라는 미국의 요구 대신 세제 간소화를 통해 미국측 요구와 우리나라의 자동차 관련 세제의 혼란을 해소하는 방식을 취한 것.
현행 자동차 세제는 비영업용 승용차의 경우 배기량별로 ▲800cc 이하 80원 ▲1000cc 이하 100원 ▲1600cc 이하 140원 ▲2000cc 이하 200원 ▲2000cc 초과 220원 등의 세액이 부과되고 있지만, 이번 협상 결과 ▲1000cc 이하 80원 ▲1600cc 이하 140원 ▲1600cc 초과 200원 등으로 개편해 중·대형 차량의 자동차 세율을 낮추는 방안으로 합의했다.
또한 자동차 구입시 부과되는 특별소비세는 2000cc 초과 차량의 경우 현행 10%에서 5%로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방안이 합의됐다. 미국의 자동차 역시 우리나라의 수입차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경쟁력 확보를 꾀할 수 있게 됐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국내 자동차 시장의 피해는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미국이 중점적으로 수출하는 대형승용차에 대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우리나라의 세제를 개편해 달라는 요구를 일부 수용해준 것"이라며 "이번 FTA 타결로 인해 중대형 차량의 자동차 관련 세금이 좀 줄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자동차 세제개편이 미국 차량만이 아니라 국내 및 일본·유럽 등의 모든 차량에 대해 일괄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국내 자동차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두고봐야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