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한 획을 긋게 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2일 체결됐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카란 바티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이끄는 양국 협상단은 이날 새벽까지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장관급 협상을 열고 양국간 FTA를 전격 체결했다.
이날 협상에서는 최종 협상기한인 2일 새벽 1시를 앞두고 양국의 최대 쟁점분야였던 쇠고기 위생검역 및 자동차 무역구제문제 함께 금융분과협상에서도 난항을 거듭했으나, 이날 낮 극적인 타결이 이뤄졌다.
정부는 "이번 한미 FTA 체결을 계기로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통상마찰을 완화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 경제 및 사회 시스템 전반을 업그레이드해 국가경쟁력을 제고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FTA란?
FTA(Free-Trade Agreement, 자유무역협정)란 나라 사이의 관세나 수입제한 등의 보호무역 조치를 줄이거나 없애 자유무역을 하기 위해 국가끼리 맺는 협정을 말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관세철폐 뿐만 아니라 무역구제·서비스·지적재산권·정부조달·기술장벽·경쟁정책 등 각종 규제완화와 교류 활성화를 위한 방안들이 포괄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현재 FTA는 지난 2000년 이후 106개가 체결되는 등 총 197개가 발효중이며, 지난 2005년에는 세계 교역의 55%가 FTA 내에서 이뤄졌을 정도로 그 비중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칠레·싱가포르·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노르웨이·스위스) 등과 FTA를 체결해 시행하고 있으며, 멕시코·유럽연합(EU)·중국 등과의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 왜 미국인가?
우리나라와 경쟁관계의 국가들이 FTA를 체결해 서로 관세를 낮춰주거나 우대 혜택을 주면 우리나라의 상품은 이들 경쟁국의 상품보다 높은 관세를 적용받게 되며,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미국과 같은 주요 교역국과의 FTA 체결을 서두르고 있는 것.
미국은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의 두 번째 수출 대상국이며, 수입 비중 면에서는 일본과 중국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對美 무역흑자는 ▲2004년 140억6700만달러 ▲2005년 107억5700만달러 ▲2006년 95억7400만달러로 감소추세에 있는 상황.
또한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EIP)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미 FTA 체결로 생산성이 1%포인트 증가할 경우, 수출증대·외국인투자 증가와 생산성 향상 등으로 52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한미 FTA를 통한 금융·물류·유통 등의 서비스시장 개방으로 산업구조를 선진화시키고 국가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방침이며,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결코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한미 FTA 체결로 인해 한-미간 경제유대 강화뿐만 아니라 기존의 군사안보동맹을 한층 강화시키는 등 우리나라의 안보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안보리스크가 줄어들 경우 대외신인도의 상승효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외국인 직접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 향후 전망
한미 FTA 체결로 인해 경쟁력이 있는 상품은 수출이 더욱 증가할 수 있으나 경쟁력이 약한 상품은 값싼 수입품으로 인해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에 비해 경쟁력이 약한 농업분야와 교육·의료 등 서비스산업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경쟁력이 약한 산업이 FTA 체결로 인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좋은 조건으로 수출을 더 많이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정부의 FTA 후속대책 마련과 함께 국회 비준 및 발효 등 세부 절차가 남아있지만, 앞으로의 선거일정 등에 따라 정치권의 공방이 예상된다. 이미 김근태 열린우리당의장 등 反FTA를 선언한 국회의원들이 한미 FTA 체결 전부터 거센 반발을 해오던 터라 정식 비준까지 순조롭게 이어질지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이번 한미 FTA 협상체결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현재 추진중인 EU·중국·캐나다·멕시코·인도·걸프협력회의(GCC) 등 세계 주요국들과의 협상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