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A종중은 2002년 5월 은행 예금거래 신청서의 예금주란에 총무 B씨, 그 하단에 A종중이라고 기재하고 공동 회장 4명의 도장을 공동 날인해 수시 입출금식 예금계좌를 개설했다.
총무 B씨는 2003년 3월 이 계좌를 본인 명의의 인터넷뱅킹 출금 계좌로 등록하고 2006년 3월까지 인터넷뱅킹을 통해 21차례에 걸쳐 총 10억6천200만원을 다른 은행으로 이체한 후 달아났다.
A종중 회장은 "예금계좌 개설 때 예금주에 종중명을 함께 기재하고 공동회장들의 도장을 공동 날인해 종중의 예금임을 명확히 했고 은행에 종중의 동의없이 임의로 출금할 수 없도록 요청했는데도 은행이 총무 B씨의 인터넷뱅킹 출금계좌를 등록시켜 불법 예금 인출을 방치했다"며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했다.
분쟁조정위원회는 이런 경우 은행은 일반 예금과 달리 인출에 제한에 있음을 표시해야 하는데도 전산 입력 때 예금거래 신청서에 적힌 종중명을 빠뜨리고 인출 제한을 위한 어떤 표시도 하지 않아 총무 B씨가 인터넷뱅킹 출금계좌를 등록한 후 인출하도록 방치한 과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분쟁조정위원회는 종중 회장도 예금 통장을 관리한 총무 B씨가 37개월간 불법 인출을 했는데도 이를 제대로 지휘.감독 못한 과실이 있다며 종중 회장과 은행이 50%씩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따라 은행이 A종중에 부당 인출된 금액의 절반인 5억3천100만원을 반환할 것을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