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6일 오전 교육방송(EBS) 본사에서 열린 EBS 영어교육채널 개국 행사에서 축사를 하면서 "시간이 있으면 저도 이 방송으로 영어 공부를 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은 통역의 완벽한 지원을 받기 때문에 직무에 지장이 전혀 없지만 직무를 마치고 자유시간이 있을 때 (영어를 못해) 답답하다"며 "시간이 없으니 아무 때나 접속해서 EBS를 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사교육비의 불균형으로 인한 교육기회의 불균등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일부 학생들은 세계적으로 말이 통하지만 다른 학생들은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으로 갈라질까 봐 걱정스럽다"며 "영어교육을 쉽게 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중이다. EBS가 큰 일을 맡아주신 것"이라고 했다.
노 대통령은 EBS 수능강의 사이트(www.ebsi.co.kr)를 통해 동영상 인터넷 강의를 활용하는 학생수가 10%도 안 되는데 교육부는 고교생 70%가 활용하고 있다고 '뻥튀기' 발표를 했다는 일부 보도를 언급하면서 "제가 보기엔 그 보도가 엉터리"라며 "제가 깜짝 놀라 확인해봤더니 인터넷 접속 숫자만 가지고 실제 방송을 보는 사람 숫자를 빠뜨렸던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실제로 EBS가 잘하고 있다"며 "실제 접속하는 학생들이 지지를 할 테니까 잘못된 보도가 나와도 상심하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격려했다.
노 대통령은 "TV 프로그램 개국하는데 대통령이 왔다는 건 특별한 일이다. 그만큼 중요한 방송이라서 왔다"며 이 행사에 참석한 홍천의 반곡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어린이 여러분은 어떠냐. 대통령을 보니까 좋죠. 나중에 악수라도 한 번씩 하자"며 친근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축사에 앞서 노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는 방송국 스튜디오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우도분교 및 경남 울주 삼평초등학교 학생들과 화상대화를 나눴다.
노 대통령은 "사는 곳의 환경 차이라든지 부모님의 살림살이 차이로 인해 욕구가 충족이 안되는 학생도 있고 불리한 학생도 있다"며 "교육부라든지 각 지방 교육청 모두가 환경의 차이를 없애려 노력하고 있다. 교육방송과 방과후 학교가 그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권 여사는 삼평초등학교의 한 학부모가 자녀교육에 대한 조언을 부탁하자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과 믿음"이라며 "사랑과 믿음으로 돌보고 교육하면 받아들이는 아이들도 건강하게 밝게 받아들인다"고 충고했다.
노 대통령도 "너무 걱정말라"며 "우리 아이만 떨어지는 것 아닌가, 옆집 아이나 서울 아이에 뒤처지는 것 아닌가 (하는데) 뒤에 가보면 그렇지도 않다. 다 잘하게 돼 있다. 너무 욕심내지 말라. 1등 해야 하는 것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과 이웃사람에게 성실하게 하다 보면 다 바뀐다"며 "마라톤 봤죠. 초장에 앞서 달리던 사람도 쌕쌕거리면서 떨어지고 묵묵히 달리던 사람이 앞서다 나중에 또 바뀌고, 인생은 마라톤이다"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한 학생이 '어렸을 때 영어공부 어떻게 하셨냐'고 묻자 "열심히 했는데 그 때는 책만 읽었다. 문법공부만 하고 말 주고 받는 걸 배울 기회가 없어 지금도 말 못한다"며 "방송 보고 말하고 대답 따라해 보고 여러분도 대화를 잘하는 훈련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EBS만 믿어라"고 답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신일(金信一) 교육부총리를 비롯해 노준형(盧俊亨) 정보통신부 장관, 정홍섭(鄭弘燮) 교육혁신위원장, 최영희(崔英姬) 청소년위원장과 교사, 학생 등이 참석해 영어교육채널 개국을 축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