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등 국제경쟁 사회에 대비 국제표준에 걸맞는 기업투명성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분식회계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기업회계범죄 처벌강화 등 강력한 기업투명성 제고 대책을 추진한다.
정부는 13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청렴위, 감사원, 재경부, 금감위, 국세청, 관세청 등 17개 기관장이 참석한 가운데 제9차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를 개최하고 기업투명성 제도를 기업관행으로 정착시키는데 정책역량을 집중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행사는 정성진 청렴위 위원장의 '기업투명성 제고 종합대책' 보고를 시작으로 금감위, 공정위, 국세청 등 관계기관장들이 구체적인 집행방안을 보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청렴위는 먼저 "'증권관련집단소송제' 도입, 외부감사인에 대한 감리제 강화 등 기업투명성 관련 전반적인 제도 수준은 미국 등 선진국과 비슷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그러나 국제회계기준은 연결재무제표가 주재무제표인데 반해 우리는 개별재무제표를 주재무제표로 삼는 등 국제기준에 맞지 않는 일부 제도들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청렴위는 또 "제도는 개선이 되었음에도 분식회계 등 위법행위가 계속 발생해 경영 형태면에서 후진적 경영의식과 관행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기업들이 과거처럼 정경유착을 목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는 경우는 줄고 있으나 불법대출, 탈세 등의 다양한 사유로 회계비리는 상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청렴위는 이를 위해 "법무부, 금감위, 공정위, 국세청 등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반부패현안대책 실무회의'를 활용해 기관별 대책 추진상황을 점검해 보완대책을 마련하는 등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국세청, 강도 높은 세무조사 통해 기업 투명성 강화
이와 관련 국세청은 금융추적조사 등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통해 비자금 조성 관련 정보수집 역량을 배가해, 뇌물·알선수재는 소득세, 불법정치자금은 상속·증여세 등 관련 세금으로 엄정하게 추징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또 공익법인이 세제상 각종 혜택을 이용해 변칙적 상속 수단화하거나 출연재산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빈발하는 것에 대해 세금신고의 적절성 등 세법 의무준수 전반을 상시관리하고 불성실 공익법인은 세무조사 대상에 우선 선정키로 했다.
이어 국세청은 분식회계 기업에 대해 원칙적으로 전부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불성실 납세자로 특별 관리해 2, 3년 주기로 분식회계 재발여부를 철저히 검증해 나갈 계획이다.
법무부는 현행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규정된 분식행위에 대한 법정형을 상향조정하고 검찰사건처리기준 정비 및 양형위원회 양형기준 정립시 엄정한 처벌기준을 마련키로 했다.
또한 법무부는 철저한 자금추적 수사 및 범죄수익규제범의 적극 활용을 통해 불법수익을 박탈하고 추징금 미납자에 대한 환형유치, 강제구금 등 제도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다.
금감위는 기업 분식회계 방지를 위해 감리실시기업을 확대키로 하고 장기적으로 상장법인에 대한 5년 감사주기를 정착시키고 회계법인에 대해 2∼5년 주기로 감독당국이 직접 감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기업·기업집단 관련 정보를 총괄하는 포털사이트를 구축·운영해 사회적 감시체제를 강화해 기업집단별 비교를 통한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이어 복잡한 순환출자 등을 이용한 재벌의 불투명한 경영관행 방지를 위해 지주회사 설립·전환비용을 축소하고 계열사와의 상품·용역 등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감시기능을 강화키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