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독재자의 은닉 자산을 개발도상국들이 회수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적극 지원하는 방안이 세계은행에 의해 마련돼 15일 공개됐다.
중국 국영통신 신화가 이날 전한 바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투명성 제고 및 반부패 전략의 일환으로 마련한 독재자 은닉자산 환수안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유엔마약범죄국(UNODC)과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선진 8개국(G7+러시아),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지역 개발은행들과도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세계은행은 또 유엔부패척결조약(UNCAC) 비준 확대를 설득하고 부패 퇴치에 관한 기술과 정보 교류를 활성화하는 한편 은닉 자산 회수를 용이하게 할 사법공조 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는 지난 14일 세계은행 회원국 및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한 실무 회동에서 독재자 은닉자산 회수 방안을 협의한 후 기자들과 만나 "부패한 지도자들이 감춘 돈을 찾아내 개발과 사회 프로그램, 그리고 열악한 인프라 구축에 사용해야 한다"면서 "이는 도덕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동은 IMF-세계은행 봄철 합동총회와 때를 같이해 열렸다. 회동에 참석한 영국의 힐러리 벤 국제개발부 장관은 "시의적절한 방안"이라면서 "실행을 위해 각자가 맡은 역할을 다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화에 따르면. 매년 범죄나 부패, 혹은 탈세와 관련해 국경을 넘나드는 불법 자금이 1조-1조6천억달러 규모이며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개도국 혹은 권력이 교체되는 국가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런 부패한 돈 가운데 개도국 혹은 정치가 불안한 나라의 관리들에게 뇌물로 주어지는 돈도 200억-400억달러 가량인 것으로 신화는 덧붙였다.
나아지리아 전 독자재 사니 아바차에 의해 해외에 은닉된 자산 5억달러 가량을 회수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노지 오코노-을웰라 전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은 "검은돈 회수가 매우 복잡한 사안"이라면서 따라서 "국제 공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펠로우로 근무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그러나 세계은행의 반부패 프로그램을 주도해온 울포위츠가 세계은행 소속인 자신의 여자 친구에게 특혜를 준 것이 들통나 강한 사퇴 압력을 받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 스캔들이 독재자 은닉자산 환수안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