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분식회계' 혐의로 1심에서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내흔·김윤규·김재수 前 현대건설 경영진의 항소심 공판에서 피고인들이 금감원 및 법무부의 과거분식 관용과의 형평성문제를 제기해 주목된다.
19일 서울고등법원 형사9부(고의영 부장판사)에서 진행된 현대건설 분식회계 관련 항소심 공판에서 김재수 前 현대건설 부사장은 변호인을 통해 "과거 현대전자(하이닉스)나 대우사건 모두 집행유예가 선고됐는데 이보다 훨씬 적은 금액의 분식회계 사건(현대건설)에 실형을 선고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김재수씨는 또한 "집단소송제 도입을 2005년에서 2007년으로 연기하면서 금감원과 법무부가 2006년말까지 과거분식을 고백하면 관용을 베풀었다"며 "이에따라 대항항공과 효성이 과거분식을 고백했지만 민·형사상 아무런 조치도 없었는데 우리는 이보다 훨씬 앞선 2001년에 직접 분식사실을 감독기관에 이실직고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재판에서는 1심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내흔·김윤규 前 현대건설 사장과 김재수 前 부사장간의 '책임 떠넘기기' 공방이 계속됐다.
이내흔씨와 변호인은 "분식회계를 주도한 적이 없으며 회사채 발행에도 관여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또한 "정몽헌 회장과 분식회계에 관해 논의한 적이 없으며 경리회계와 관련해서는 정몽헌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김재수씨가 직접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김윤규씨 역시 "자민련에 대한 후원금 지급 부분은 인정하지만 현대건설의 분식회계는 내가 부임하기 이전부터 진행돼 있었던 것"이라며 분식회계 관여사실을 부인했다.
이에 대해 김재수씨는 "이내흔씨 없이는 결재가 이뤄지지 않을 정도로 꼼꼼한 성격이었다"며 "사장인 이내흔·김윤규씨를 배제하고 내가 직접 정몽헌 회장과 결산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에 대한 다음 재판에서는 현대건설의 분식회계와 관련해 419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는 예금보험공사의 주장에 대한 관련 증인 심문이 이어질 예정이다.
다음 재판은 내달 17일에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