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때문에 고민 많으신 것 이해합니다. 그래도 다짜고짜 욕을 하진 말아주세요"
25일 국세종합상담센터에서 만난 한 국세공무원의 하소연입니다.
2006년 현재 휴대전화 가입자 4000만 명, 유선전화 보급률 100%를 자랑하는 한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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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아니라 '만물 상담소'이기도 합니다. 당장 기자인 저 역시 어딘가에 문의 할 것이 있으면 전화부터 누릅니다. 그러나 전화 상담을 하다보면 수화기 너머로 온갖 욕이 날아들어 상담원들을 당황스럽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국세종합상담센터의 전화 상담원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상담센터의 어느 상담원은 "고객에게 최대한 친절히 상담해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갑자기 욕설이 쏟아질 때는 사실 화도 많이 납니다"라며 한숨을 쉽니다. |
국세종합상담소에 걸려오는 세무상담 전화는 줄잡아 하루 평균 8400통. 약 60명의 상담원이 1인당 하루에 120통 이상의 세무상담 전화를 받고 있는 셈입니다. 최근에 가장 많이 물어오는 것은 역시 '종부세'라고 합니다.
고객의 면면도 아주 다양하다고 합니다. 일반인들과 기업 세무 담당자들의 세무상담 전화가 주를 이루지만 가끔은 세법 조항을 확인하기 위해 수화기를 든 동료 세무 공무원이나 세무사 사무소 직원의 전화도 받는다고 합니다. 아직도 '수도세' '전기세'라고 부르고 있는 탓인지 수도·전기 요금 상담 전화도 종종 걸려 온다는군요.
그러나 상담원들은 "욕하는 분만 아니면 다 괜찮습니다"라며 직업정신으로 단단히 무장돼 있음을 내심 자랑합니다. 욕설 전화가 곤혹스러운 가장 큰 이유는 '절대 먼저 끊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고객이 뭐라고 하든 끝까지 응대해야 하는 것이 상담원의 기본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상담원 ㄱ씨는 "하루는 60대 어르신이 양도세 때문에 상담전화를 거셨는데 해당되는 세금 감면 사항이 없는데도 '나는 왜 감면해 주지 않느냐'면서 계속 화를 내시더라고요. 험한 말이 날아오는데도 고객이 끊이실 때까지 30분을 계속 응대해 드렸습니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상담원 ㄴ씨는 "세상이 험해지니 스트레스도 늘어나고 사람들도 점점 더 거칠어지는 것 같다"며 나름대로 원인을 분석했습니다.
국세종합상담센터 내부에서는 '막말 욕설전화 응대'와 관련한 자성의 목소리도 들려옵니다.
상담원 ㄷ씨는 "전화 상담원들은 모두 세무 공무원들입니다. 때문에 '세법전문가'이기는 하지만 일반 기업체처럼 상담전화 응대요령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는 못했습니다"라며 "'욕설 전화'등 곤란한 상황에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도록 전화상담실무교육이 실시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