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서비스는 은행 본연의 업무가 아니라 금융서비스 중 일부를 대행하는 것일 뿐이어서 세금 감면 대상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정형식 부장판사)는 K은행과 계약을 맺고 편의점 등에 ATM 기기를 설치해 현금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G사가 "ATM 서비스는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이므로 더 많이 낸 세금을 환급해 달라"며 금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부가세 경정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가 제공하는 용역은 ATM 기기를 통해 은행의 금융 서비스 중 예금인출ㆍ잔액조회ㆍ계좌이체 등 일정 부분만을 기계적으로 대행하는 것으로서, 은행법상 은행업무 자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ATM 서비스는 은행업무지침상 수납 및 지급 대행 업무'라는 원고측 주장도 "지침이 규정한 수납 및 지급 대행 업무는 은행 고유의 업무 외에 각종 공과금ㆍ관리비 수납, 납품대금 지급 등을 대행하고 수수료를 받는 업무를 의미한다. 따라서 ATM 용역은 해당되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ATM 서비스의 본질은 원고가 ATM 기기를 보유하면서 은행과 전산망을 연결한 뒤 은행 고객들이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하는 용역"이라며 "원고가 그 대가로 고객이 ATM 기기를 이용하면서 지급하는 수수료 중 일부 금액을 받는다고 해서 용역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판시했다.
G사는 2004년 K은행과 계약을 맺고 편의점 등에 ATM 서비스를 제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았으며, 2004년 1분기부터 2005년 1분기까지 부가가치세를 낸 뒤 "세법상 '은행법에 의한 은행업'은 부가가치세를 면제받는다"며 수수료 관련 세금 5억여원을 환급해 달라고 청구했지만 인정되지 않자 소송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