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계산서 한번 받아도 고액이면 부과제척기간 10년 적용
서울에 위치한 중견 건설업체 A사는 지난 2000년 거래처로부터 건축물 철거공사에 대한 도급공사 계약을 체결해 공사를 하고 실제공사 금액인 4억원보다 3억5000만원 부풀린 7억5000만원짜리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아 부가세 매입세액 3500만원을 추가로 공제 받았다.
자료상과 결탁한 일부 악덕 사업자나 일삼는 부정행위를 자행한 것. 여기서 그치지 않고 A사는 법인세 신고시 3억5000만원을 비용으로 추가해 9800만원의 법인세까지도 '절세(?)'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무려 6년여 동안 과세관청을 깜쪽 같이 속여온 A사의 이 같은 부정행위가 적발된 것은 지난해 말. 국세청이 A사에 대한 법인세 통합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가짜세금계산서를 통해 '장난'을 친 사실이 드러난 것.
이에 국세청은 A사의 행위를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간주, 10년의 국세부과 제척기간을 적용해 지난해 11월 A사에게 부가세 6100만원과 법인세 3억5700만원(인정상여갑근세 1억4000만원)을 과세하겠다는 세무조사 결과를 통지했다.
A사는 국세청의 통지에 즉각 반발해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를 제기했다. A사는 "우리 회사는 자료상이 아니기 때문에 국세부과 제척기간 적용시 일반적 경우에 해당하는 5년을 적용해야 한다"며 "국세청의 세금 추징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세청의 결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김은호 국세청 심사2과장은 13일 "A사가 제기한 과세전적부심에 대한 심의 결과 납세자가 비록 1회만 실지거래금액보다 부풀려 세금계산서를 수수했더라도 고액의 탈세를 목적으로 고의적으로 이러한 행위를 자행, 세금계산서 수수질서를 어지럽힌 행위에 속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이어 "세금을 부당하게 공제받은 것과 더불어 부풀린 공사대금(3억5000만원)의 대금결제도 A사의 대표자가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을 회사측이 묵인하는 등 고의적으로 국세를 포탈할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인정된다"며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간주해 제척기간 10년을 적용해 과세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