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비스 일부 처분할 수 있어도 대주주 유지할 듯"
지난해 4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약속했던 `1조원 사회환원`이 글로비스 보유 주식 출연이 아닌 현금으로 출연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1년 넘게 끌어온 정 회장 부자의 `글로비스 주식 사회환원` 이슈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23일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 부자가 약속됐던 1조원 규모의 사회공헌은 7년에 걸쳐 기금으로 나누어 출연키로 했다"며 "이는 글로비스 주식이 아닌 현금으로 출연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4월 현대차그룹이 밝힌 사회환원 약속과는 차이를 보이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당초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사장이 보유하고 있던 글로비스 주식 2250만주(지분율 60%) 전량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사회환원을 약속했던 4월 글로비스의 주식가치는 1조원에 달했다. 주가 하락으로 주식가치가 이에 미달할 경우 추가로 사재를 출연해 1조원을 맞추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현대차그룹이 새롭게 내놓은 사회환원 방안은 글로비스의 주식 환원 논의는 빠지고, 대신 현금으로 1조원을 마련해 7년에 걸쳐 내놓겠다는 것으로 바뀌었다.
정 회장은 전일(22일) 항소심 공판에서도 "출연계획의 일환으로 이미 600억원을 현금으로 출연하고 있다"며 예금통장 사본이 첨부된 기부증서를 재판부에 제시, 사회공헌의 `현금` 출연을 기정사실화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 부자가 보유하고 있는 글로비스 지분을 전혀 팔지 않을 것으로 단언할 수는 없지만, 당초 약속했던 `주식 환원`에서 `현금 환원`으로 방식이 변경된 것은 사실"이라며 "글로비스의 대주주 지위는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정 회장 부자가 매년 수백억원에 달하는 배당금과 함께 지배구조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계열사 지분 등을 일부 매각하는 방식으로 현금을 조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시장 관계자는 "정 회장 부자가 1조원을 7년에 나눠 환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며 "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