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 신고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자 김씨처럼 전자신고에 익숙치 않거나 신고서를 스스로 작성할 수 없는 영세사업자 또는 세무대리인에게 세무기장을 맡기지 않는 간편장부대상자들의 경우 대부분 세무서를 찾아 신고를 하고 있다.
이들이 막히는 도로에서 시간을 허비하고 주차전쟁을 치르면서까지 부득불 세무서 신고현장을 찾는 것은 '일단 신고창구에 들어서면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안전하게 신고를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약간의 기다림만 감수한다면….
광주에서 개인택시를 운행하면서 소득세 신고를 위해 이날 신고창구를 찾은 택시기사 김씨, 그가 어떤 순서에 따라 소득세 신고를 마치는지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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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김씨는 국세청 홈택스에 가입이 안돼 있어 홈택스 가입을 위해 번호표를 뽑아들고 신고창구 입구에서부터 줄을서 차례를 기다려야 했다. 세무서 직원의 호출에 따라 홈택스서비스 '사용자번호'와 '비밀번호'를 부여받 은 후 비로소 전자신고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 김씨는 신고서 작성순번이 올 때까지 의자에 앉아 무작정 기다리기 수순을 밟는다. 운 좋게 앞 사람이 밀려있지 않다면 30분이면 신고를 마칠 수 있지만, 대기자가 많을 경우김씨는 1시간이 넘게 지루한 기다림을 계속 해야한다. 다행히 김씨는 오전 이른 시간대에 신고창구를 찾아 30분만에 종사직원의 도움으로 소득세 신고를 마치고 귀가할 수 있었다. 물론 종사직원이 신고서 작성에서부터 컴퓨터 입력까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처리해 줌으로써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매년 소득세 확정신고 기간만 되면 세무서로 몰려드는 납세자들과 이들의 신고자 역할을 대행하는 종사직원들은 되풀이 되는 업무로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이는 국세청이 행정력 절감과 납세자의 손쉬운 신고를 위해 도입한 전자신고가 시행 5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잘못된 신고·접수방식'으로 인해 전자신고제도의 도입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신고절차의 번거로움과 세법지식 부족으로 비좁은 신고창구를 찾을 수 밖에 없는 납세자들은 기다림의 지루함을 감내해야 하고 하루에 400~500여명의 내방 납세자들을 맞아야 하는 세무서직원들은 신고 막바지에 이를수록 심신은 '파김치'가 될 수 밖에 없다. 일선 세무서의 한 직원은 "전자신고 비율의 높고 낮음에 따라 서(暑)별 평가의 잣대로 삼는 본청의 평가방식의 문제점이 종사직원들을 |
또 다른 직원은 "신고때 마다 종사직원들이 납세자들의 신고를 대신해 주면 세무관서는 신고대행기관으로 인식될 수 밖에 없다"며 "각종 신고대행 기관이 아니라 신고서류를 검토·검증하는 것이 주업무가 될 수 있도록 전환이 필요하고 납세자의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