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을 낼 돈이 없다는 이유에서이다.
3년 전에도 음주단속에 걸려 벌금 150만원을 냈던 김씨는 이후 직장을 잃고 하는 일마다 잘되지 않자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 또다시 경찰의 단속에 걸려 수백만원의 벌금을 물게 될 상황에 처하자 결국 나중에 더 큰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는 집행유예를 선고해달라는 탄원서를 낸 것이다.
김씨 뿐만이 아니다.
31일 대전지법에 따르면 이 같은 탄원이 한달에 1-2건 정도 접수돼 재판부를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데 또다시 음주단속에 걸린 피의자를 중심으로 아예 기소단계부터 정식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전지법에서는 벌금형 약식기소될 사건이 한달이면 10여건씩 정식 재판에 회부되고 있다.
그러나 법원은 벌금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 당장 금전적인 부담은 없겠지만 추후 사회생활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집행유예 기간에 다시 범죄에 연루될 경우 더 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피고인들에게 충분히 알려주고 있다"며 "피고인이 원하는대로 판결을 내릴 수는 없고 범죄유형과 재범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양형을 정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