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완·오윤 "심사는 강화하되 법령정비는 현실화 어려워"
수출입업체가 무역거래시 발생하는 차입수수료, 채권이자 등 각종 금융비용에 대한 관세평가가 합리적이지 못해 관세법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민호 관세사(법무법인 율촌)는 2일 예금보험공사에서 한국세무학회 주최로 열린 조세관련학회 연합학술대회에서 '금융비용의 관세평가에 관한 연구'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하고, "관세법령상 금융비용의 정의규정이 모호해 조세마찰이 예상되고 잘못된 인식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관세사는 "금융비용은 수출입자가 무역거래에 관련한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으로 금융기관이 업무를 처리하는 대가로서의 수수료와 금융이자가 포함돼는 의미이지만 관세법령이나 관세평가협약상에는 분명한 정의 규정이 없다"며 "세관당국의 해석이 합리적이지 못할 경우 납세자와 세관당국간의 마찰이 예상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한 "관세법 시행령 규정상 금융비용이 간접지급금액의 하나임을 알수는 있지만 그 과세요건 및 과세범위에 대해서는 간접지급금액의 종류별로 개별적으로 규정해 간접지급금액의 과세요건의 명확성을 흐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2002년 서울세관이 정유업계의 포페이팅(채권을 양도하고 현금을 받는) 금융비용에 대해 과세하긴 했지만 무역거래에 관련해 수입구매자가 부담하는 금융비용전체에 대해서는 세관당국의 정밀한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관련법령정비를 조건으로 수입구매자가 지급하는 금융비용에 대한 심사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금융비용에 대해서는 일선세관의 심사관들도 상당히 헷갈릴 것"이라며 "전국 세관의 심사전문가들이 일관된 심사행정을 집행할 수 있도록 금융비용에 대한 구체적인 과세기준을 마련해 일선세관에 시달하고 납세자 홍보를 강화하는 등 전체적인 기준을 정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토론에 참여한 정재완 용당세관장은 "과세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판단은 수입물품에 대한 대가로 금융비용이 치러졌는가를 구분하는데서 출발해야 하는데, 법에 어떤 것은 과세하고 어떤 것은 안 한다는 것을 규정하면 이것이 더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정 세관장은 또한 "심사강화는 적극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그러나 법령정비의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서 유권해석 등을 통하거나 또는 판례를 통해, 또한 연구를 통해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립대학교 오윤 교수 역시 "금융비용에 대한 과세당국의 심사강화 필요성에 대한 지적에는 공감한다"며 "그러나 금융비용에 대한 전국적인 과세기준 마련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례를 정리해 예규화하는 방안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