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회사는 심판원의 결정에 따른 국세청의 재조사를 받은 결과 지난 4월말 당초 과세에서 10억원이 줄어든 90억원 추징을 통보 받았다. 그러나 A회사는 여전히 국세청 과세내역에 수긍하지 못하고 국세심판청구를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
A회사와 같은 사례가 실제에서도 일어날 경우 A회사는 과연 심판청구를 제기해 억울함을 풀 수 있을까. 억울한 납세자들의 불복절차를 규정한 현행 국세기본법에 따를 경우 A회사는 불복청구를 해봤자 사건이 요건미비로 '각하'될 수밖에 없다.
현행 국세기본법에선 불복청구(이의신청, 심사·국세심판원 심판청구)에 따른 결정을 받은 후 90일 이내에 상급의 불복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지난해말 '재조사 결정'을 받았던 A회사가 4월말 재조사결과 통지를 받았을 땐 이미 90일을 넘겼기 때문이다.
하급관청의 불복결정을 거친 납세자가 상급기관에 불복청구를 할 땐 현행처럼 '결정을 통보 받은 날부터 90일 등'으로 하되, 결정내용이 '재조사 결정'일 땐 '재조사 결과를 통보 받은 날' 등으로 국세기본법에 명문의 예외규정을 둬야한다는 감사원의 지적이 제기됐다.
재조사 결정을 받은 납세자들은 재정경제부에서 지난 2001년 내놓은 '이의신청결과 재조사 결정된 사항의 불복청구기간 기산일은 재조사결과 통지서를 받은 날'이라는 유권해석에 따라 불복을 제기하고 있지만, 사안의 중요함에 비춰 법령정비가 필요하다는 것.
8일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 2005년도 이의신청, 심사·심판청구사건 중 재조사 결정이 떨어진 347건을 분석한 결과 법정처리기한 내에(30일) 처리한 건수는 전체의 18.7%(65)건에 불과했다. 심지어 90일을 넘어 처리한 건수도 전체의 19.9%(69건)에 달했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이의신청·심사청구·심판청구에 대한 '재조사 결정'의 경우 과세관청이 그 통보일부터 90일을 넘겨 재조사결과 처분내용을 통보할 경우, 납세의무자는 귀책사유도 없이 상급의 불복청구를 할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불복에 대한 결정내용이 '재조사 결정'인 경우 납세의무자가 아무런 책임도 없이 상급의 불복절차를 하지 못하는 사례가 없도록 관련법령을 정비할 것을 재정경제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