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중 기름값이 그야말로 '미쳐 날 뛰고' 있는 가운데 원망의 대상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 바로 '유류세금(교통세 등)'이다. 유류에 붙는 세금이 너무 높아 시중의 기름값 상승곡선을 떨어뜨리지 못하고 있으니, 이를 좀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기름(휘발유 기준)에 세금이 많이 붙는 것은 사실이다. 리터당 세금비중이 60%에 육박한다. 예를 들어 휘발유 1리터의 시중가격이 1000원이라면 이 중 600원은 세금이니 높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최근에는 저항이 발생하는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교통세, 부가세, 교육세 등 간접세목이 합쳐진 유류세금는 정부 입장에서는 별다른 조세저항 없이 (가만히 앉아서)거둬들일 수 있는 편의성을 갖고 있다. 게다가 세수규모도 어마어마하다.
소비량에 따라 좌우되는 측면이 있지만 정부는 지난해 9조6000억원의 세수를 교통세 명목으로 거둬들였다. 올해에는 총 11조4000억원 징수를 목표로 삼고 있다. 수치계산이 다소 어려운 부가세, 교육세 등 나머지 세목을 통해 들어온 세수까지 합치면 13∼14조원은 족히 채우고도 남을 만큼 막대한 세수다.
일반 국민들이 열심히 기름을 써주기만 하면 냉큼 굴러 들어오는 이 어마어마한 세수는 말 그대로 '노다지'나 다름 없다. 정부가 고유가에 시달리는 국민들에게 사실상 '아껴 써라'고 권유하고 있다. 기름값 비싼데 굳이 차 타고 다니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이 기름을 많이 써주면 써 줄수록 정부는 주머니를 두둑히 채울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볼 때 정부의 '아껴 써라' 라는 말은 왠지 진실성(?)이 결여되어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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