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 관련 세금을 깎아서 시장가격을 낮추지 않는 세계적 추세로 보더라도 에너지가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보면 선택 가능한 방법이 아니다"-한덕수 국무총리
"우리나라의 유류가격이 높은 것은 국제원유가격 상승에서 기인한 문제로써 국제적인 흐름도 세금을 깎아주는 방식이 아니다"-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12일 국회 경제에 관한 질문에서는 최근 고유가 논란과 관련해 정부 고위관계자들의 확고한 유류세 인하 불가 입장이 재확인됐다. 전·현직 경제부총리인 이들이 강조한 유류세 인하에 대한 논리는 '국제적인 흐름'.
기름값이 높다고 해서 세금을 깎아주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나라는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이러한 세계적 흐름을 따라가겠다는 설명이다.
국민들은 유류세 때문에 힘들다고 아우성인데 정부관계자들이 외국은 기름값이 높아도 유류세를 내리지 않으니 참아달라고 하니, 국민들은 어디에 하소연을 해야 할까.
정부에서는 우리나라의 유류세금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유류 관련 세금은 분명 외국에 비해 높은 측면이 있다. 휘발유가격 대비 세금비중은 57%로 미국(17%), 일본(49%)보다 높고, 호주와 캐나다 등도 30%대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자료에 따르면 국민총소득(GNI)을 감안한 휘발유 세금 수준은 우리나라가 100일 경우, 일본 23, 호주 19, 캐나다 15이며, 미국은 4에 불과하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유류세금은 국제적 수준에 비해 높다.
그럼에도 정부는 기름값을 낮추기 위해 유류세를 내리지 않는 국제적 '흐름'만 따라가고, 국제적 '수준'에 비해 상당히 높은 우리나라의 유류세금 비중은 그대로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누가봐도 정부가 '국제적인 흐름'이라는 논리를 자기 입맛에 맞게 감탄고토(甘呑苦吐)하는 모습이다. 지금 국민들은 이런 말의 유희보다 이번에는 정말로 국민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고뇌에 찬 고민을 해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