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참여정부평가포럼에서의 발언이 '선거 중립 의무 위반' 논란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해 "지금 저 (한나라당 대선 후보)양반들이 '정권교체' 말하고 다니는데 정권교체라는 말이 선거로 교체하겠다는 말인데, 전부 사전선거운동"이라고 규정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선거중립과 정치적 중립이 어떻게 차이가 있느냐. 구별이 안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고 15일 청와대가 전했다.
노 대통령은 "공무원법상 대통령은 정치적 중립의무가 없다고 규정이 돼 있는데, 선거법에는 선거중립을 규정했다"며 "이 것부터가 법 상호간에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대통령 정치활동의 자유는 헌법상 일반인의 기본적인 자유권이고, 또 정당법 상으로 허용된다"며 "어느 면으로 보나 대통령의 정치적 활동의 권리는 기본권이다. 근데 선거법으로는 아무정치 활동도 할 수가 없다. 선관위 결정을 존중하려고 해도 어디까지가 선거운동에 해당되는지, 도저히 판단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그래도 선관위를 존중하기 위해 참평포럼보다는 조금 낮게 말하려고 좀 낮춘게 원광대 강연이었고 거기서 조금 더 품위를 갖추고 좀 더 낮춘 정치적 견해표명이 6월 항쟁기념사"라며 "한나라당은 그거 다 묶어서 선거법위반이라 하는데 금지조항은 이렇게 모호하다는 것만으로도 위헌이 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선관위는 어떻든 법을 해석하고 집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니까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선관위가 이런 위헌적 요소가 있는 법을 해석할 때에는 최대한 엄격하게 해석해야 할 거 아니냐"며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해서 법으로 인한 피해를 줄여줘야 되는데, 그 점이 불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선거법 위반 등) 법적 절차에 의해 판단을 받는 것은 모두에게 허용돼야 한다"며 "그러나 선관위의 판단이 헌법 기관의 판단이라고 해서 불복 못하게 하면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말해 선관위의 '선거 중립 위반' 결정이 계속 될 경우 헌법소원 등의 절차를 진행 할 것임을 시사했다.
□ "한국 언론의 자유문제는 사주·광고주로부터의 자유 논의돼야"
노 대통령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언론이 언론의 자유를 이야기하는데 한국에서 진정한 언론의 자유문제는 기자실 문제도 아니고 정치권력의 문제도 아니고, 사주로부터의 자유, 광고주로부터의 자유"라며 "기자협회가 할 일이 있다면 이 문제를 가지고 문제제기를 하고, 기자의 자유와 권익 신장을 위해서 투쟁해줘야 한다. 기자실 가지고 싸움할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또 공무원들의 정보제공 문제에 대해 "공무원들이 기자들을 기피하고 몸을 움츠리고 정보를 자꾸 숨기려고 하는 것은 다 풀어드리겠다"며 "업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성실하게 취재에 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뒤에 토론회를 여는 것에 대해 노 대통령은 "그렇다면 이미 지나간 것을 가지고 왜 정부를 공격하느냐"며 "(토론회에서) 대통령의 말이 논리가 없고 궁색해지면 이 제도를 밀고 나갈 수 있겠냐"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과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는 지난 13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약 2시간 가량 청와대에서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