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법' 도입이 추진, 세정가 최대의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몇 차례 국세청법 도입을 언급해 왔던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이 이번에는 제대로 된 법률안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았다.
실제로 이 법이 국회를 통과 시행될 경우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국세행정의 새 전기를 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엄호성 의원은 24일 국세청법(초안)을 마련, 오는 25일 서울 서초동 한국세무사회관에서 국세청법 관련 입법공청회를 열고 여론 수렴과정을 거친 뒤 이를 국회(재정경제위원회)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엄 의원이 마련한 국세청법(초안)의 주요 내용은 ▲국세청장 임기제 도입 ▲국세청장 내부승진 제도화 ▲(국세공무원)계급정년제 도입 ▲국세공무원 보수 인상 등 상당한 '파격의 미(美)'가 가미된 내용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국세청장 임기제 도입. 그 동안 학계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국세청의 정치적 중립과 안정적 운영을 위해 임기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왔지만 이를 법률로 제정을 추진하기는 처음이다.
엄 의원이 제시한 국세청장 임기제의 골자는 '2년 단임제'. 또한 '국세청장 내부승진 제도화'도 명시했다. 엄 의원은 "권력자가 입맛대로 국세징수기관의 수장을 교체할 수 없도록 청장 임기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장은 1급 국세공무원 재직자 중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토록 했다. 다만 국세청 간부급 직원들에 대해서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고위공무원단제도에서 배제를 원칙으로 삼았다.
국세청 간부급 직원들의 고공단 배제와 관련해 엄 의원은 "상위 직급이 적은 국세청에게까지 고위 공무원단 제도를 적용할 경우 타 부처 출신의 전문성 없는 공무원들이 국세청으로 와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 의원은 국세공무원을 '특정직공무원'으로 규정 자체적인 '인사위원회'를 통해 외풍을 차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국세공무원의 보수를 직무 특성을 감안, 대통령령(시행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사실상의 '보수인상'을 전제한 셈이다.
계급정년제 도입도 법률안에 적었다. 엄 의원은 5급 이상 국세공무원은 60세, 6급 이하 국세공무원은 57세로 정년을 정해 운영하며 정년이 다할 경우 현재와 같이 상반기(6월 말), 하반기(12월 말) 두 차례에 걸쳐 퇴직을 하도록 했다.
엄 의원은 이와 관련 "국세청은 권력기관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고 국가권력의 정치적 의도와 필요에 따라 자의적 세무조사를 진행한다는 의혹을 받는 등 국민들로부터 비난과 불신을 받아온 적이 간혹 있었다"며 "이 같은 국민의 의혹을 배제하기 위해 국세청을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과 중립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엄 의원은 이어 "우리 나라 국세청도 독자적인 법률에 따라 구성·운영되어야 하며 국세공무원은 그 직무의 특성에 맞게 별도의 인사상 특례가 필요하다"며 "국세청의 정치적 중립 및 국세공무원의 사기진작, 청렴성 제고 등을 위해 이 같은 법률안 제정이 필요하다"고 법률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