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공무원 낮은 보수, 부패의 원인-상향 조정 필요있다"
박 훈 서울시립대 교수, 국세청법 제정 관련 공청회서 밝혀
국세청장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해 '국세청장 임기제' 등을 내용으로 하는 국세청법을 도입·실시하고 이와 연계해 고위공무원단제도에서도 국세청의 배제 혹은 적용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박 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오는 25일 오전 서울 서초동 한국세무사회관에서 열리는 '국세청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에 앞서 발표한 '선진 국세행정과 국세청법 제정방향'이라는 제하의 발제문을 통해 이 같은 주장을 제기했다.
박 교수는 발제문에서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이 마련한 국세청법(초안)에 포함된 국세청장 임기제 도입 등과 관련한 의견을 제시했다.
□ "국세청장 임기제-국세청 '정치적 중립'확보의 문제"=국세청법 제정과 관련해 박 교수는 "EITC(근로장려세제)등 도입으로 인해 국세청은 징수기관으로서 뿐만 아니라 사회보장기관으로서의 기능을 겸하게 된다"며 "이 같은 역할 변화는 국세청 운영과 관련한 독립된 법률 제정의 유인이 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 제정을 기본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인 셈이다. 박 교수가 국세청법 제정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가장 큰 근거로 제시한 것은 '정치적 중립성 확보'의 문제다.
그는 특히 국세청장 및 국세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제시된 것이 '국세청장 임기제'다. 그는 "과거 특정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등 국세청장의 정치적 중립성이 의문시되는 여러 사건이 있었다"며 "임기가 보장되는 문제는 정치적 중립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임기제 도입과 관련해 그는 "국세청장 임기제는 임기동안 국세행정의 안정성을 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다만 임기제가 도입된다 해도 검찰총장의 경우처럼 임기를 항상 채우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이주성 전 국세청장 퇴임과 관련해 여러 가지 '잡음'이 있었던 것을 예로 들어 "전군표 국세청장 임용이 후 국세청 본청 국장급이나 지방청장의 경우 후임인사를 놓고 혼란이 있었다"며 "이는 행시출신 국세청장이 임명되는 경우 고시기수가 빠르거나 동기인 기수의 경우 퇴임을 하는 관행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세청장의 임기가 끝나는 경우에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임기를 예측하지 못한 경우에는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국세행정의 불안정성이 훨씬 크게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임기제 도입시 적정 임기에 대해서 그는 "미국의 경우 미연방국세청장의 임기제로 5년의 임기를 정하고 있으나, 미국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임기가 4년으로 우리 나라에서 미국의 예를 참조하기는 어렵다"며 "검찰총장·경찰총장의 2년 단임제를 예로 볼 때 국세청장의 임기는 2년 단임제가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 "국세공무원은 '전문가 집단'-인센티브 부여할 필요"=박 교수는 조세행정을 수행하는 국세공무원의 '전문성'을 인정, 인사상의 별도 인센티브 부여도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놨다.
그는 "세법의 경우 거의 매년 개정이 이뤄지므로 (국세공무원)임명 이후에도 재교육 형태로 전문성을 계속 유지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전문성을 가진 인력이 국세청 내에 계속 남아 있을 수 있도록 여러 인센티브를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국세공무원이 아니더라도 전문성이 요구되는 경우가 있어 국세공무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인사 및 보수에 있어 특별한 대우를 요구하는 것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국세공무원의 이직자 중 상당수가 국세행정 각 분야에서 의욕적으로 활동했던 이들이라는 점을 감안해 인센티브의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인센티브 부여의 핵심인 '보수인상'과 관련해 그는 "국세행정은 국민의 재산권과 관계되는 업무를 하기 때문에 특수성이 인정되고 IMF에서도 세무공무원의 낮은 보수는 후진국에서 세무부패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된 점 등을 감안하면 급여체계의 독자성이 인정된다"며 사실상의 보수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 "전문성 감안 고공단 탄력적 적용 필요"=국세공무원들의 고위공무원단(고공단)제도 적용과 관련해 박 교수는 "국세업무의 전문성을 고려한다면 고공단의 적용이 국세공무원에게 적합할지 여부가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고공단이 세무 관련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 다양한 인력풀을 확보하고 있지 않다면 고공단 운영을 개선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공단제도를 인정하더라도 국세청의 특수성을 고려해 현재의 자율직위, 공모직, 개방직 비율을 조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이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국세공무원의 특수성과 행정부의 경우 성과중심의 인사관리로의 변화라는 보편성을 조화해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