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투자은행화 적극 추진
-시중은행장 오찬간담회-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27일 "국내 금융기관의 투자은행(IB)화 전략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권 부총리는 이날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중은행장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국내 은행은 법상으로는 선진국의 투자은행(IB) 업무를 대부분 영위할 수 있지만 그 활용도가 지극히 미흡하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권 부총리는 "금융산업의 중심이 예금에서 투자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고 종래 미국 위주에서 유럽.아시아 지역으로 IB 영업의 국제적 확산 추세가 가속화되는 등 금융권의 글로벌 경영전략이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권 부총리는 "선진 글로벌 은행들은 리스크관리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등 수익원천을 다양화하고 있는 반면 우리 은행들은 외형경쟁에만 치중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중소기업대출 등 금융시장의 쏠림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부총리는 이러한 획일적인 외형확대 전략은 금융시스템의 불안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은행산업의 선진화에도 부정적이라며 "은행산업의 장기적인 발전 및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전환을 위해서는 대내적으로는 혁신적인 영업모델 구축, 대외적으로는 해외진출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혁신적 영업모델 구축과 관련해 그는 "국내 은행은 지나칠 정도로 저부가가치 무위험 업무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새로운 영업모델로서 위험 중개(Risk arranging) 업무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채권담보부증권(CBO).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대출담보부채권(CDO) 등의 어레인지(arranging) 업무와 신용연계증권(CLN) 발행과 같은 신용파생 관련 업무를 들었다.
권 부총리는 아울러 "은행은 금융투자회사와 보완.협력하면서 새로운 영업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면서 투자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업무시 상업은행이 대주단으로 참여해 대출(syndicated loan)하거나 직접투자(PI)하는 경우, 투자은행의 인수.합병(M&A) 주선업무시 브리지론(bridge loan) 또는 PI로 참여하는 방법 등을 언급했다.
국내은행의 해외진출 확대방안에 대해서는 그간의 외자도입을 주목적으로 한 지점방식의 진출 전략(sell-side 전략)에서 벗어나 축적된 국내자산을 활용한 M&A, 지분참여 방식(buy-side 전략)을 통해 기존 고객기반을 활용하고 신속히 현지 시장에 침투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권 부총리는 "높은 저축률에 따른 유동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아시아에는 완전히 통합된 형태의 투자은행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은 오히려 우리에게 기회가 되고 있다"면서 "국내 금융기관의 투자은행화 전략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도 은행권의 혁신적 변화를 지원.유도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적극 검토.시행할 것"이라며 "국내 금융산업의 낮은 경쟁력의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금융인력의 양성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진적인 자본시장 규율체제 정착과 관련해 ▲자본시장통합법 하위규정들을 월스트리트의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게 정비하고 ▲은행법 및 금융지주회사법상의 각종 규제를 발굴.개선하는 한편 ▲실적이 부진한 자산운용업, M&A, 구조조정 자문 등 IB 업무를 활성화하고 ▲투자은행의 FICC 계좌(채권, 통화, 상품)를 검토해 상품파생거래의 확대 등 상업은행의 영위가능한 업무를 발굴.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권 부총리는 "겸영.부수업무의 확대를 추진하면서 시장을 리드하는 선도적인 IB의 출현을 기대한다"면서 "정부도 금융감독체제를 완전히 선진국 체제로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