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세력 대변자인 보수관료가 개혁 발목잡아"
김상조 한성대(무역학과ㆍ경제개혁연대 소장) 교수는 6일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경제 개혁에서 실패한 이유는 관료기구의 보수성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2007 한국사회포럼'의 일환으로 7일 서울 덕성여대에서 개최되는 `외환위기 10년, 그 야만의 시대' 주제 토론회에 앞서 발표한 발제문을 통해 "지난 10년간 집권세력의 교체는 있었지만 경제정책을 입안ㆍ집행하는 기술관료는 전혀 변화가 없었고 이 때문에 정부가 개혁을 쉽게 포기하거나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 상황에서 경제전반에 걸친 구조개혁 정책을 밀어붙였지만 집권 후반기에는 경기 부양에만 몰두했으며 노무현 정부 역시 기득권 세력과의 차별화를 분명히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경제정책이 김대중 정부의 연장선상에서 `미세조정'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며 "이는 두 정권의 성격이 신자유주의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관료기구의 보수성'이 발목을 잡은 탓"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시장만능의 신자유주의적 질서에 대한 여러 대안들이 성공을 거두려면 신뢰할 수 있는 공익의 대변자로서의 국가관료기구가 필수조건"이라며 "하지만 한국의 관료기구는 진보세력의 집권 이후에도 여전히 기득권 세력의 대변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른바 `범여권'이 올해 대선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그 정권 역시 실패의 전철을 되풀이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집권세력이 주창하는 국정철학의 정당성과 정치지도자의 진정성이 정부정책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며 "개혁과 진보가 성공을 거두려면 (정부가) 언제든지 기득권세력의 대변자로 회귀할 수 있는 관료기구를 민주적으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관료들이 기득권 세력과 유착되는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공직자 윤리법을 강화하고 국정운영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관료들의 정보독점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무현 정권의 경제정책 실패 원인으로 ▲ 경기침체에 대한 보수세력의 이데올로기적 공세 ▲ 정책목표의 단기화와 경제팀 구성 실패에 따른 정체성 혼란 ▲ 대내적 정책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대외적 개방의 가속화를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