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한진그룹 이래 '최대규모' 세무조사 추징액
국내 1등 은행인 국민은행이 세무조사 추징액에서도 국내 기업(은행 포함)을 통틀어 1등을 차지했다. 지난 1999년 한진그룹이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아 5400억여원의 세금을 추징당한 이래로 단일 기업으로는 최대규모의 추징액이다.
국민은행은 13일 지난 2월7일부터 4월19일까지 국세청으로부터(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정기세무조사를 받은 결과 총 4420억여원의 탈루세금을 추징 당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추징 당한 세금을 완납한 뒤 적법한 절차를 거쳐 국세심판원에 과세에 불복하는 심판청구를 제기할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3년에도 정기세무조사를 받아 1000억여원을 추징 받았으며 이중 대부분에 대해 과세불복, 심판청구를 제기했었다.
□ 국세청, 국민은행에 4420억여원 추징=국세청은 국민은행에 4420억여원을 추징하면서 두 차례에 걸쳐 세금고지서를 발부했다.
1차 세금고지서는 지난 5월31일 발부했으며(세액 1732억여원), 2차 세금고지서는 이 날(7월13일) 발부했다(세액 2688억원). 국민은행은 1차 세금고지서에 찍힌 세액을 납기일인 지난 6월15일 납부한 상태이다.
2차로 고지된 세액도 납기일까지 납부한다는 것이 국민은행의 방침이다.
국세청이 국민은행에 두 차례로 나눠 세금고지서를 발부한 것은 통상적인 국세청 세무조사 추징액 고지절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국세청은 과세쟁점별 추징세액을 쪼개어 과세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이 같은 세금을 납부기한까지 성실히 납부한 뒤 현행 세법에 규정된 적법한 절차를 거쳐 과세불복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 국민은행 거액 추징, 왜 추징됐나=국민은행이 이 같은 거액의 세금을 추징된 배경에는 지난 2003년 9월 국민카드와 합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손금여부에 대해 과세관청이 국민은행의 회계처리를 부정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3년 국민카드와 합병하면서 적립한 대손충당금을 법인세법상 손금으로 산입해 법인세 혜택을 받았으나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하면서 이 부분을 손금이 인정되지 않는 비용으로 간주, 거액의 세금을 추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이 국민카드를 합병한 직후인 지난 2004년 합병당시 이 부분과 관련한 '탈세논란'이 불거진 바 있었다.
□ 국민은행 추징액-1999년 이래 단일기업 최대규모=국세청이 국민은행에 4420억여원의 세금을 추징함에 따라 국민은행은 지난 1999년이래 단일기업 세무조사 추징액으로는 최대규모의 세추징액을 기록하게 됐다.
지금까지 단일 기업으로 역대 최대 규모 세금추징은 1999년 10월 한진그룹 세무조사였다. 당시 국세청은 항공기 리베이트 수수과정 등에서 탈루소득 1조900억원을 적출, 무려 5410억여원의 세금을 추징했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3년에도 국세청으로부터 정기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국민은행은 1011억여원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결과적으로 5년 사이 국민은행은 정당하게 납부한 법인세액 외에 5000억원이 넘는 추가세금을 더 부과받은 셈이다.
한편 국민은행은 지난 2003년 국세청이 추징한 1011억여원의 세금 대부분에 대해 국세심판원에 과세불복을 제기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