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86개 병원과 약국이 빈곤층인 의료급여 수급자를 진료하면서 35억여원을 부당청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의료급여 청구가 급증한 기관과 허위 부당 청구가 의심되는 기관 등 262개 의료기관 및 약국에 대해 현지조사를 벌인 결과, 186개 기관이 의료급여 법령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25일 밝혔다.
복지부는 67개 의료기관의 부당이득금 35억3천900만원을 환수조치하고, 27개 기관에는 102억원의 부과조치를 내렸다. 이들 기관 중 정도가 심한 4곳은 형사고발됐으며, 8개 기관은 1년 이내의 업무정지, 84개 기관은 행정처분이 진행 중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의료기관의 산정기준 위반과 본인부담금 과다징수 등 부당청구가 18억5400여만원이었으며, 실제 행하지 않은 진료행위나 약제비 청구, 입.내원 일수 늘리기 등 허위청구가 16억8천400여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결과, 강원도 원주시의 A한의원은 환자가 외래진료를 받지 않은 날에도 진료를 받은 것처럼 진료내역을 기록한 뒤 진찰료와 한방시술료 5169만원을 청구했으며, 경기도 오산시 B병원은 환자가 퇴원한 후에도 계속 입원한 것처럼 꾸며 4252만원을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C의원은 의료급여 수급자가 한 차례 진료받은 것을 4일간 진료받은 것으로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기재해 진료비를 청구하는 등 총 1748건에 대해 165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진료비 부당·허위 청구는 세금으로 재원이 마련되는 의료급여에 대한 일부 의료기관과 약국의 도덕 불감증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중소규모 병원의 부정행위 의심이 가는 기관들에 대해 집중적인 현지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