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개 지자체 4개그룹 분류‥차등세율 적용
대기업은 창업·이전시에만 감면혜택
법인세수 연간 5천억원 감소‥1조1천여억원 감면
이르면 내년부터 지방에서 경영하고 있는 중소기업에게 최대 70%의 법인세 감면혜택이 주어질 전망이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하거나 창업하는 대기업의 경우에도 일정기간동안 법인세를 감면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이들 기업들에 대해서는 현재 대기업 15%, 중소기업 10%가 적용되고 있는 최저한세율(비과세·감면혜택을 받더라도 반드시 내야 하는 최소한의 세율)의 적용이 배제돼 세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25일 경남 진주시 진주산업대학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각계 인사 1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2단계 국가균형발전정책 선포식을 열고 지방기업 법인세 감면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는 전국을 지역발전 정도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분류해 법인세를 차등 감면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전국 234개 기초자치단체의 인구·경제력 등 14개 지표를 평가해 4개 그룹을 나눈 후 각각 법인세 감면폭을 다르게 가져간다는 것.
중소기업의 경우 지방이전 및 창업뿐만 아니라 기존 지방기업에 대해 ▲지역Ⅰ(가장 낙후된 지역)에 70% ▲지역Ⅱ에 50% ▲지역Ⅲ에 30%의 법인세액을 감면해주고, 지역Ⅳ(가장 발전한 지역)에 대해서는 감면혜택이 주어지지 않게 된다.
현재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창업시 4년간 법인세액 50% 감면, 이전시 5년간 100%(이후 2년간 50% 감면)의 감면혜택이 주어지고 있으며, 운영중인 기업에는 수도권 10~20%, 지방은 5~30%의 중소기업특별세액 감면이 이뤄지고 있다.
즉 지방기업에 대한 법인세액을 지역발전 정도에 따라 각 시·군·구별로 분류해 감면해주고, 이에 대한 일몰기한을 없애 영구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이 골자다.
예를 들어 경북 일원의 낙후된 지역(Ⅳ)의 중소기업이 1000만원의 법인세를 내야 한다면 70% 감면된 300만원의 세금만 내면 되지만, 서울 강남구(Ⅳ)에 위치한 중소기업은 감면혜택 없이 그대로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셈이다.
다만 현재 운영중인 중소기업특별세액 감면제도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약 3년)의 유예기간을 둔 후 단계적으로 폐지될 예정이며, 한번 지정된 그룹에 대해서는 5년간 시행 후 지역별 변동상황을 감안해 다시 지정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재정경제부는 이러한 중소기업 법인세 차등세율 적용을 통해 연간 5000억원의 법인세수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을 통해 6119억원의 법인세가 지원된 것을 감안하면, 지방기업 법인세 감면을 통해 연간 1조1119억원의 세수가 감소하게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대기업에 대해서는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지역 Ⅰ·Ⅱ·Ⅲ에 대해 최초 10년간은 각각 70%, 50%, 30%의 법인세액을 감면해주고, 이후 5년간은 절반인 35%, 25%, 15%의 감면혜택을 주게 된다.
또한 대기업이 지방에서 창업할 경우에는 지역별로 최초 7년간 70%, 50%, 30%의 법인세액을 깎아주고, 이후 3년간 35%, 25%, 15%의 감면을 해줄 예정이다.
김도형 재경부 조세정책국장은 이와 관련 "법인세 지역별 차등화는 현재 시행하고 있는 조세감면제도를 더 지역별로 세분화하는 것"이라며 "대기업이 경우에는 지방으로 이전하거나 창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기업이 지방대학에 기부하는 연구개발설비를 연구개발설비투자 세액공제대상에 포함하고, 맞춤형 교육비용(기부금)에 대해서는 연구 및 인력개발비 세액공제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이번 대책에 포함됐다.
아울러 정부는 지역발전정도가 낮은 지역의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건강보험료의 기업부담분을 최대 50%까지 감면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산업용지 공급 확대 ▲선진형 의료서비스 공급 ▲지방대학 육성 ▲지방 사회개발투자 확대 등의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인해 내년 1조6000억원의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으며,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내년 예산안 편성에 포함시키고 관련 법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